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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9월 6일] '2020 도쿄올림픽'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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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9월 6일] '2020 도쿄올림픽' 득실

입력
2013.09.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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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제4회 올림픽 개최지는 이탈리아 로마였다. 그러나 폼페이를 덮쳤던 베스비오 화산이 폭발, 인근 도시 나폴리가 황폐화하자 개최를 포기해야 했다. 올림픽을 개최해 신흥강대국으로 부상하려던 이탈리아는 눈물을 삼켰다. 역사상 세 차례의 올림픽 무산은 모두 전쟁 때문이었다. 1916년 베를린 올림픽은 1차 대전, 1940년 헬싱키올림픽과 1944년 런던올림픽은 2차 대전 발발로 대회가 취소됐다. 올림픽 개최의 가장 큰 변수는 '안전'인 셈이다.

▲ 8일로 예정된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좌우할 최고의 가치는 역시 안전이다. 후보도시인 도쿄(일본)와 마드리드(스페인), 이스탄불(터키)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있다. 도쿄는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문제가 불안하고, 2012년과 2016년 최종 후보도시에 올랐던 마드리드는 남유럽 재정 위기에 짓눌려 있다. '이슬람 최초 개최'를 내건 이스탄불은 잇따른 반정부시위와 시리아 사태로 가시밭길이다.

▲ 현재 판세는 도쿄와 마드리드의 접전 양상이다. 1차 투표에서 이스탄불이 탈락하고 도쿄와 마드리드가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은데, 유럽표가 마드리드로 똘똘 뭉칠 경우 팽팽한 싸움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올림픽 유치에 총력전 태세다. 경제 침체와 동일본 대지진, 원전사고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킬 빅 카드로 기대하고 있다. 누구보다 올림픽에 관심을 갖는 인물은 아베 총리다. 취임 후 19개국을 방문해 스포츠 외교를 펼쳤고 IOC총회에 참석해 막판까지 힘을 쏟기로 했다.

▲ 일본의 올림픽 유치는 우리에게도 관심거리다. 이건희 문대성 두 IOC위원의 선택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다. 한국선수단의 적응과 성적, 평창동계올림픽과의 연계 등을 감안할 때 도쿄를 밀어줘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일본이 밉긴 해도 한국 스포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올림픽 유치가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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