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 학생이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에 다닌 비율이 공립초 학생보다 4.6배 높고, 영어유치원에 다닌 아동의 경우 3세 전에 영어사교육을 시작한 비율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아조기교육-영어유치원-사립초로 이어지는 영어 조기교육 코스가 공고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이 김상희 민주당 의원과 전국 111개 초등학교 1학년생 학부모 5,4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1학년의 10명 중 7명은 취학 전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74.2%, 수학 73.0%, 예체능ㆍ제2외국어 70.3%, 영어 67.2%가 취학 전 사교육을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영어 사교육의 경우 시작 시점이나 비용이 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학 전 사교육에 쓰는 비용은 모든 과목에서 학생 1인당 월평균 10만원이 가장 많았지만, 영어는 10명 중 1명(9.9%)이 4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국ㆍ공립초 학생은 영어 사교육에 월평균 10만원 미만(35.4)을 썼다는 답변이 가장 많은 반면 사립은 40만원 이상(36.3%)이 가장 많았다. 또 사립초 학생은 취학 전 사교육을 받는 비율(82.8%)이 국ㆍ공립(65.6%)보다 높았다. 사립초는 42.8%가 주당 5시간 이상 영어 사교육을 받아 국공립(12.6%)의 3배를 넘어섰다. 대부분 1,2학년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는 사립초에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일찌감치 영어 선행학습에 내몰린다는 게 사교육걱정의 분석이다. 실제로 사립초의 경우 36.8%가 영어유치원을 다녔다고 응답, 국ㆍ공립(8.0%)의 4.6배에 달했다.
또 영어유치원 이용 아동은 만 3세 이전에 영어 사교육을 시작한 비율이 27.8%로, 미이용 아동(13.4%)보다 2배 이상 높아 선행 시작 시기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이유로는 74.6%가 '일찍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21.1%가 '선행학습이 필요해서'를 꼽았다. 반면 영어유치원을 보내지 않는 경우는 '고비용(51%)', '아이 스트레스(45.4%)' 등 이유였다.
사교육걱정 관계자는 "영유아기까지 과도하게 영어사교육을 유발하는 사립초, 영어유치원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며 "영어유치원을 시간제로 제한하거나 폐지하는 강력한 법안이 필요하고, 정규교육과정 이상으로 영어 시수를 편성하는 사립초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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