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기 사고 수습의 현장 소방 책임자가 현장을 촬영해 공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FC)은 4일(현지시간) "조앤 헤이스 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이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마크 존슨 소방대장에게 견책 징계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어린 여학생이 소방차에 치어 사망하는 영상이 공개돼 샌프란시스코 소방 당국에 비난이 쏟아지자 보복성 징계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고 당시 존슨 소방대장은 현장으로 출동하면서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 헬멧에 달린 카메라를 작동시켰고, 여기에 16세의 중국 여승객이 출동하던 소방차에 치어 숨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헤이스 화이트 소방국장은 "존슨 소방대장이 영상을 촬영해 피해자들과 소방관들의 사생활을 침해했으며, 2009년부터 소방국 시설 내에서 영상 촬영을 금지한 지시를 위반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케빈 스미스 샌프란시스코 소방협회장은 "소방국 안에서의 임의 영상 촬영을 금지한 조항이 어떻게 여기에 적용될 수 있는가"라며 "헬멧 카메라는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금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소방국 내에선 사고 화면의 언론 공개 직후 '촬영 금지령'이 내려진 데 이어 현장 책임자가 징계된 데 대해 "책임 회피가 진실 규명보다 중요하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증거 수집과 훈련 등을 위해 영상 촬영을 허가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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