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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부자도 서민도 예금 찾지만… 부자는 금고에, 서민은 살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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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부자도 서민도 예금 찾지만… 부자는 금고에, 서민은 살림에

입력
2013.09.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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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탓에 부자 서민 할 것 없이 은행에 맡긴 돈을 빼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민ㆍ우리ㆍ하나ㆍ신한 등 4대 시중은행의 10억원 이상 거액 정기예금은 2만7,475개 계좌, 17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762개 계좌, 15조8,000억원이 줄어든 것.

한 자산관리사(PB)는 "장기 저축성보험이나 주식형 펀드 등 비은행권 장기투자상품으로 옮겨가는 경우보다는 금괴나 현찰로 보유하려는 자산가가 많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금융소득에 누진 과세하는 종합과세의 적용 범위가 4,000만원 초과에서 2,000만원 초과로 확대되면서 절세 목적의 이탈이 많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이 증시로 흘러 들어간 것도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월별 거래대금은 작년 1월 57조원에서 올해 7월 41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15조원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서민들의 예ㆍ적금 중도해지 계좌수도 올 들어 매달 50만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하나ㆍ신한ㆍ기업 등 5개 은행의 예ㆍ적금 중도해지 계좌수는 작년 12월 49만7,100개에서 올해 1월 55만4,600개로 치솟았고, 7월에도 53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도 중도해지하고 주식도 처분한 돈은 어디로 갔을까. 거액 자산가들은 세금을 피해 현금과 금괴를 금고에 보관하는 반면, 서민들은 대부분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한국 금융소비자의 중도해지 및 환매행태 연구'에서도 과거 1년간 예ㆍ적금 등 금융상품을 중도 해지한 사람의 10명 중 6명은 월 평균소득 250만~600만원인 30~40대 중소득층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중도 해지의 가장 큰 이유로 목돈과 생활비 부족을 꼽았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장은 "저성장, 저금리 기조, 소득 정체 등으로 생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중도해지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권에서 단기 자금이 부족으로 예금을 중도 해지할 필요가 없는 대출 상품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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