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가을대전'이 시작됐다.
중간화면(갤럭시S시리즈)와 대화면(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번갈아 내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에 보다 가벼워진 갤럭시노트 신작과 함께 미래형 스마트폰의 실험작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이에 애플은 기존 아이폰 시리즈 신제품 외에 처음으로 저가형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어서, 양사간 글로벌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2' 행사에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를 첫 공개했다.
갤럭시노트3는 풀HD 수퍼아몰레드 5.7인치 화면에 두께는 8.3mm로 이전 모델보다 얇아지고 무게는 168g으로 가벼워졌다.
갤럭시노트 3의 핵심은 S펜의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점. 애플이 손가락을 강조하는 전략이라면, 삼성전자는 펜 기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갤럭시노트3는 화면 위에 살짝 점을 찍으면 액션 메모, 스크랩 북, 캡처 후 쓰기, S파인더, 펜 윈도 등 다섯 가지 주요 기능이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다. 펜으로 휘갈겨 쓴 이름과 전화번호를 그대로 긁어서 주소록으로 보내면 전화번호부에 자동 저장되고, 손으로 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 수 있다.
갤럭시 기어는 손목시계형 스마트기기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미래형 모바일로 주목 받았다.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포스트 스마트폰'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날 사상 처음으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대규모 신제품 체험 행사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홈 그라운드 미국, 그것도 뉴욕 한 복판에서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를 첫 공개했다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의 상승세를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 공략의 서막을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노트3는 11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하고, 25일 전 세계 149개 국에 출시한다.
삼성이 미국에서 세 몰이에 나섰다면 애플은 저가형 아이폰을 들고 중국 시장 공략에 승부를 건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새 아이폰 5S와 5C 공개 행사를 연다. 이어 11일 중국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인데, 애플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업계는 특히 애플이 처음으로 내놓은 저가형 스마트폰 5C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에서 출시행사를 갖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 폰 시장에서 애플은 9% 점유율로, 19%의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어, 레노버 등 현지 저가 브랜드에도 밀리고 있다. 특히 가입자 7억 명을 자랑하는 중국 최대 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과 제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팀 쿡 CEO가 올해만 벌써 두 번이나 중국을 찾아 차이나모바일 등 이동통신사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이번에 중국 소비자를 겨냥, 아예 보급형 제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5C의 가격을 400달러(약 44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무채색 위주의 모델만 냈던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컬러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골드)색 제품도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첨단제품으로 미국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고 애플은 저가제품으로 중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두 거대 시장에서 양사의 불꽃튀는 싸움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재기를 노리고 있는 소니도 4일 강점인 카메라 기술을 최대한 살린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를 공개했다. 히라이 카즈오 소니 CEO는 "엑스페리아 Z1는 소니에게 분수령"이라며 "소니의 다양한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서비스가 모바일 제품 안에 집중된 첫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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