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생활비 지출을 결정하는 권한은 전업주부가 가장 많이 갖고 있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용돈 지출은 월 27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14명을 전화 설문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가구별 생활비 지출 규모는 월평균 240만4,000원이었다. 미혼보다 기혼, 한 자녀보다 두 자녀 가정의 지출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 직업별로는 근로자보다 자영업자, 거주지역은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의 생활비 지출이 더 많았다.
생활비 중 자신이 용도를 결정해 쓸 수 있는 돈은 평균 107만8,000원으로 전체 생활비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40, 50대 전업주부의 생활비 주도권이 높아, 이들이 결정해 쓰는 비용이 178만2,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혼자의 경우 59.8%가 생활비를 아내가 관리해 전업주부의 생활비 주도권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업주부가 본인을 위해 사용하는 용돈은 얼마 안됐다. 조사 대상자가 개인 용돈이 월 평균 37만2,000원이라고 답했지만 전업주부는 27만1,000원에 불과했다. 미혼자(41만4,000원)가 기혼자(35만4,000)보다 용돈이 많았고, 여성(31만4,000원)보다 남성(42만9,000원)이 용돈을 더 많이 썼다. 남성은 술이나 담배에 가장 많은 돈을 썼고, 여성은 옷, 구두에 지출이 많았다.
한편 생활비 중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은 '전ㆍ월세, 관리비 등 주거 관련 지출'(22.1%)이고 '식료품비'(21.5%), '교육비'(21.4%)가 뒤를 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소비 진작으로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지출 주도권이 있는 4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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