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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6일] 일반고가 살아야 교육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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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6일] 일반고가 살아야 교육이 산다

입력
2013.09.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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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미래 사회의 주역을 길러내는 행복한 배움터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반고는 학력 저하와 학습 분위기 저하, 생활지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슬럼화 위기론이 제기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일반고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제도적인 측면에 있다. 평준화 정책에 대한 보완 및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특목고나 자사고로 진학하는 우수학생들의 수가 대폭 증가하였다. 또한 특성화고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여 중상위권 학생들조차 일반고로 진학하는 비율이 감소하면서 일반고로의 하위권 학생 진학 비율이 급증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일반고의 학습 분위기가 매우 열악해졌으며 학생들 스스로의 패배감 증대 및 생활지도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점프 업'이라는 획기적인 교육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는 크게 두 가지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정책에서 소외되어 왔던 일반고를 다시 살리자는 취지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그 하나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 정책이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빚어질 각종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교육 정책들이 변화하면서 학교 현장이 하나의 시험대가 되어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심지어 교사들까지 많은 혼란을 겪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한 전례가 또 반복되지 않을까, 심지어 더 큰 혼란이 야기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일반고 살리기'는 현재의 교육 현실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반고에 근무해 본 교사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현재의 일반고 상황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힘겹다는 사실 말이다.

일반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한 학교의 서열화가 아니다. 적성과 소질에 맞게 자신의 삶을 준비하지 못하고,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 사회의 문제점이 그대로 학교 현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어느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그 끝을 알 수 없고, 그 누구도 차마 멈출 수 없는 무한질주의 경쟁 속에서, 우리 모두는 이렇게 마냥 달려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자신들의 뜻과 상관없이 무한 입시 경쟁에 내 몰린 학생들 중에는 그 버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흩날리는 꽃처럼 삶을 버리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 경쟁의 질주를 멈추고 본연의 '인간'을 생각해야 하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 '행복'할 권리에 대해 주장해야만 한다.

이제는 정말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이다. 능력도 꿈도 다른 학생들이 모두 같은 곳만을 향해 달려가게 하는 학교 교육은 소모적이다. 교육자라면 학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찾고 끼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해주어야 할 것이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성적 최상위권부터 최하위권까지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꿈과 적성, 진로 희망도 성적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학생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제한된 교육과정 선택권 범위 내에서 본인의 꿈과 적성을 맞춰나가라는 것 자체가 사실상 무리였던 것이다.

이제 시범운영이지만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분명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반고를 살리고, 대학 진학에 뜻이 없는 학생들도 학교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고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점프 업' 정책은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새로운 교육적 시도이다. 새로운 정책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점만 지적하지 말고, 그 정책의 가치 등 보다 근본적인 의미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기성 세대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변화를 살피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인 것이다.

송현미 서울 대영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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