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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휘었어요, 관절은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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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휘었어요, 관절은 괜찮나요

입력
2013.09.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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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휘어서 고민인 사람들 많다. 치마를 입어도 바지를 입어도 옷맵시가 떨어지니 특히 여성들은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비단 외모만 문제가 아니다. 다리가 많이 휘면 시간이 지날수록 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몸무게가 무릎 안쪽에 집중되기 때문에 관절 안에 들어있는 물렁뼈(연골)도 유독 안쪽이 빨리 닳는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무릎에서 시큰거리는 통증까지 생긴다. 다리가 휘었다고 생각되면 정형외과를 찾아 관절에 무리가 가는 정도가 아닌지 진단을 한번 받아볼 필요가 있다.

안쪽 무릎으로 몸무게 지탱

겉으로 보기에는 다리가 휘어진 것 같지만, 막상 병원에서 X선 영상을 찍어보면 뼈는 정상인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는 무릎 관절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무릎 위 넙다리뼈와 무릎 아래 정강이뼈가 바깥쪽으로 구부러지는 등 바르게 정렬돼 있지 않아 다리가 O자 모양으로 휘게 된 경우다. 이런 증상을 내반슬(밖굽이무릎)이라고 부른다.

다리가 정상적으로 곧게 펴져 있을 때는 몸무게가 엉덩관절(고관절)의 중심 부위에서 무릎관절 중심을 지나 발목관절 중심으로 내려온다. 그러나 다리가 휜 상태에서는 무릎 안쪽에서 몸무게의 상당 부분을 감당해야 한다. 내반슬 환자의 체형이나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무릎관절 안쪽 연골 일부가 종종 손상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빨리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손상 부위가 연골 바깥쪽으로까지 확대돼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생길 우려가 있다.

휜 다리를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는 좌식 생활과 다리를 꼬는 습관, 하이힐 등이 꼽힌다. 전문의들 사이에는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한국 사람에게 서양인보다 내반슬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도 있다. 연세사랑병원 송파ㆍ강동점 김용찬 원장은 "좌식 생활 습관이 O자형 다리를 만든다는 명확한 학술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진료를 해보면 이 같은 추측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의자에 앉을 때보다 쪼그려 앉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부득이하게 앉아 있어야 할 때는 틈틈이 일어나 무릎 부위의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다"고 김 원장은 조언했다.

다리가 심하게 휘지 않았어도 비만이 생기면 내반슬이 악화할 수 있다. 몸무게가 증가하니 무릎이 받는 부담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다. 몸무게가 1㎏ 늘 때 무릎이 받는 하중은 2, 3배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무릎 사이 5㎝ 이상 벌어지면 의심

한번 휘어진 다리는 휘는 정도나 연골 손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 연골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없어 자체적으로 재생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휜다리 교정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강이뼈 위쪽 끝부분을 일부러 부러뜨린 뒤 뼈와 뼈 사이에 이식용 뼈를 넣어 고정시키고 휘어 있는 다리 각도를 반듯하게 교정해주는 것이다. 수술 후 회복까지는 약 6주, 일상생활로 무리 없이 복귀하는 데는 2, 3개월 가량 걸린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휜다리 교정술 후 많은 환자들이 무릎을 정상적으로 구부릴 뿐 아니라 등산 같은 스포츠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내반슬 때문에 무릎 안쪽 연골까지 손상된 경우 휜다리 교정술을 한 다음 추가로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환자 자신의 지방이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손상된 부위에 직접 주입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휜다리 교정술과 달리 줄기세포 치료는 시작된 지 얼마 안돼 결과를 비교하긴 이르지만 환자 몸에서 직접 얻은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좀더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내반슬인지는 집에서도 간단히 확인해볼 수 있다. 안쪽 복숭아뼈를 붙이고 앞발 끝부분이 서로 닿게 두 발을 모아 똑바로 섰을 때 양쪽 무릎 사이가 벌어지고 무릎 안쪽 뼈가 안쪽을 향하고 있다면 O자형 다리일 가능성이 있다. 또 똑바로 서서 양쪽 무릎 사이의 벌어진 간격을 재봤을 때 5㎝ 이상이어도 O자형 다리로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럴 땐 전문의를 찾아 X선으로 확인해보는 게 좋다. 휜 다리 때문에 연골이 손상됐는지 여부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관절내시경으로 진단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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