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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빅2 대전… 3세들 빅매치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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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빅2 대전… 3세들 빅매치 불붙다

입력
2013.09.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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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타이어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사이에 '3세 경쟁'이 불붙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차남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조현범 사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겸 그룹 후계자인 박세창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좀처럼 2, 3세들이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재계 관행과 달리, 이들은 제품 발표회나 기자간담회에 등장해 직접 마이크를 잡는 등 거침없는 활동을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1972년생, 박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연배도 비슷하다.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 속에는 3세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도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조 사장은 지난 2일 열린 '한국타이어 2013 프레스 데이'를 통해 언론에 처음 데뷔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대통령 사위'란 꼬리표 때문에 외부활동을 철저히 자제했지만, 새 정부 출범으로 그런 부담이 해소되자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후문이다.

조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회사비전을 설명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도 가졌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 뉴 S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한국타이어를 공급하게 됐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입사 때 꿈꿨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단하지 않냐"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이어 "한국타이어 브랜드가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며 "이를 높이기 위해 대외 활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사장이 지주회사 격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이끌고 있고,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의 마케팅본부와 경영운영본부를 맡고 있다.

앞서 금호타이어 박 부사장은 작년에 데뷔 무대를 가졌다.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박 부사장은 그룹 경영진과 고객, 대리점 대표 앞에 처음 섰다. 그는 헤드마이크를 착용한 채 능수능란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좌중을 압도,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부사장은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도, 고성능 차량용 타이어를 직접 선보였다.

박 부사장은 그룹 후계자로서 현재 경영 수업 중이다. 통상 2, 3세들의 경영수업은 기획이나 전략파트를 맡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박삼구 회장은 이례적으로 박 부사장에게 영업을 맡겼다. 그룹 관계자는 "제대로 경영을 하려면 현장부터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비슷한 연배에 종종 식사도 같이할 만큼 가까운 사이지만, 한판승부는 불가피하다. 최근 수년간 금호타이어의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여서, 모양새는 박 부사장이 조 사장에게 도전하는 형국이다.

대결은 해외에서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양사 모두 생산타이어 80% 가량을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조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중국이 가장 큰고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고, 박 부사장도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나 신제품 출시 행사를 직접 챙기고 있다.

안상준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안에서의 두 기업 싸움은 보이는 것보다 치열하고 덕분에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대외 경쟁력은 국내 완성차보다 높다"며 "향후 시장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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