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자살의심 신고를 받고 집까지 찾아갔지만 부실하게 수색하고 철수하는 바람에 30대 남성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4일 경기 수원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31ㆍ여)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24분쯤 수원시 영통구 한 식당에서 "말다툼 한 남자친구가 노끈을 보여주며 죽어버리겠다고 말하고 나갔다"고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남자친구 B(35)씨와 결혼을 약속해 다음날 양가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식당으로부터 2㎞ 떨어진 B씨의 집 위치, B씨가 자주 가는 장소 등을 파악하고 경찰력 20여명을 투입해 소재 파악에 나섰다. 신고 접수 30여 분 만인 오전 11시 1분쯤 지구대 경찰관 2명이 B씨 집에 도착해 방 3곳과 거실 등을 확인했으나 집 안에 아무도 없다고 판단하고 철수했다.
그러나 B씨는 낮 12시17분 집 화장실에서 노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여자친구 A씨에 의해 발견됐다. B씨는 경찰이 수색할 당시 아파트 안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15분 전인 오전 10시44분쯤 B씨가 혼자서 집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지만 나가는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가택 수색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감찰 조사를 벌여 해당 경찰관들을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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