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그 동안 침묵을 지키던 김 의원이 우파 역사 모임을 만들어 좌장 역할을 맡는 등 보수 아이콘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4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 첫 모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를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국론이 분열되고 결국 이석기 사태를 빚게 되는 것"이라며 "국민들 마음의 애국심이 모여서 그 시너지 효과로 우리나라가 G7, 혹은 그 이상 발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역사교실은 김 의원의 주도로 최근 결성했으며 이주영, 정병국의원 등 4선 의원을 포함해 국회의원 가입자 수가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소속 전체 의원수가 153명인 점을 감안하면 가입률이 60%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더욱이 이날 모임에는 4선 의원들을 비롯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김학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등 원내 지도부 및 국회의원 54명이 참석, 전당대회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평가다. 또 당협위원장 12명과 원외인사들도 다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역사교실에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의 '한국사 교과서 서술의 기본적 태도' 강연도 있었으며 90여분 동안 이어진 행사 내내 참석자 대부분이 자리를 지켰다. 김 의원은 모임 후 주변인들에게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활발한 행보는 지난달 29일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열린 의원연찬회에서도 감지됐다. 당시 김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제부터 모든 인터뷰를 받아들이겠다"며 본격적인 움직임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강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이 '제대로' 세 확인을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국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 동안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백의종군과 대선 승리 등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최대한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등 '잠행'을 거듭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김 의원과 악수하거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분주한 모습도 보였고 한 의원들은 '미처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뒤늦게 가입하기도 했다"며 "이석기 사태를 발판으로 삼아 우파로써의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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