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브랜드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지난해 6위였던 신라면은 2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반면 파리바게뜨는 작년 1위에서 3위로 밀렸다. 최근 2~3년 간의 경기침체로 인해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는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기업 브랜드의 경쟁력이 강할수록 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대 도시의 소비자 10만여명을 대상으로 국내 56개 산업, 197개 브랜드의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전체 NBCI 평균은 67.5점으로, 작년 67.8점에 비해 0.3점(-0.4%) 하락했다고 4일 밝혔다. NBCI는 마케팅을 통해 형성된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 관계구축의 가중치 합을 100으로 환산해 브랜드경쟁력을 산출한 지수이다.
준대형자동차인 그랜저는 76점을 받아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통틀어 전체 브랜드 1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특히, 작년에 이어 준중형자동차와 중형자동차, SUV자동차 등 다른 차종에서도 여유 있게 1위 자리를 차지, 최고의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신라면과 파리바게뜨도 똑같이 76점을 받았지만, 소수점까지 따진 결과 그랜저보다 약간 뒤져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제주삼다수와 삼성 갤럭시, 쿠쿠, 롯데백화점, LG휘센(이상 75점), 코웨이정수기, 윌(이상 74점) 등이 뒤를 이어 10위권을 형성했다.
올해로 NBCI 발표를 시작한 지 10년이 된 가운데, 각 산업별 선두 브랜드들의 강세도 계속됐다. 제조업에선 아반떼 쏘나타 래미안 휘센 등이, 서비스업에선 롯데백화점 삼성생명 삼성화재 국민은행 삼성증권 올레인터넷 등이 10년 연속 해당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김치냉장고의 대표 브랜드였던 딤채가 2위로 내려앉고, 맥주 산업에선 카스가 하이트를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라 '영원한 1위'란 없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가장 큰 특징은 경기불황의 여파가 실제로 브랜드 경쟁력에 반영됐다는 것. 지난해의 경우 제조업 부문 NBCI 평균이 전년 대비 0.3점 하락, 서비스업은 2.1점 상승했던 데 반해, 올해는 제조업이 0.5점이나 떨어졌고, 서비스업도 0.1점 올라가는 데 그쳤다. 특히, 1위와 2위 이하 브랜드들 간 점수 격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올해 56개 산업군 중 26개 산업군의 NBCI가 상승했다. 제품군별(31개) NBCI 평균은 ▦태블릿 PC ▦에어컨 ▦아파트 ▦중형자동차 및 김치 냉장고 등의 순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높았다. 서비스군(25개)의 경우, ▦백화점 ▦멀티플렉스영화관 ▦TV 홈쇼핑 ▦학습지 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올해 조사결과를 보면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은 소비자의 평가보다는 이용자들의 평가 하락이 뚜렷했다"며 "경기침체 국면에선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것보다 현재 고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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