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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섬,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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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섬, 오키나와

입력
2013.09.0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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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8일 일본 본토에서 '주권 회복의 날' 기념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오키나와 사람들은 분노했다. 오키나와인들에게 이 날은 '굴욕의 날'이기 때문이다. 1952년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되면서 일본은 미 군정에서 벗어났지만 오키나와는 그 뒤로도 20년 동안 미 군정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 그 사이 오키나와는 점차 군사기지가 되어 갔다. 전쟁은 끝났지만 오키나와에는 평화가 찾아오지 않은 것이다. KBS 1 TV가 5일 밤 10시 방영하는 'KBS 파노라마'는 일본을 보는 두 가지 테마로 제 2편 '국경의 섬, 오키나와'를 담았다.

일본 총면적의 0.6%에 불과한 오키나와에는 미군 기지 75%가 집중돼 있다. 일본은 오키나와가 일본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약 20년간 본토의 군사 기지를 집중 이전시켰다. 본토인들이 기피하는 위험한 것은 늘 오키나와 차지였다. 기지 밀집 지역에 살고 있는 오키나와인들은 항상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산다. 그들은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반드시 '평화헌법'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헌법 9조에는 '일본은 전쟁을 포기한다. 전쟁을 버리겠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오키나와현 최서단 섬, 요나구니에 육상 자위대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센카쿠 해역으로 들어오는 중국 선박을 감시하기 위해 레이더 부대를 주둔시킨다는 계획이다. 조용했던 섬은 이 문제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요나구니 촌장은 "다른 나라를 위협하거나 침략하려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감시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지 건설에 찬성을 외쳤다. 기지 유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위대 유치를 찬성하는 이들의 99%는 국방이나 중국의 위협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위대 유치에 의한 경제적 효과를 추구할 뿐이다. 섬 사람들은 국방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일본 속에서 가려진 오키나와인들의 분노를 들여다본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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