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MB정권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첫 '메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MB정권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첫 '메스'

입력
2013.09.04 12:11
0 0

이명박정부 시절 무분별하게 추진됐던 해외자원사업에 대한 본격적 수술작업이 마침내 시작됐다.

한국석유공사는 4일 무려 4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투자했던 캐나다 부실 자회사를 매각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정부 때 인수한 캐나다 자회사인 H정유사를 처분하기로 해외자원개발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와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H정유사 인수는 이명박정부 시절 이뤄진 대표적 해외부실투자사업으로, 2009년 석유공사가 3조7,921억원을 들여 인수했으나 자산가치하락으로 현재 8,202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 사장은 매각결정 이유에 대해 "인수 후 연간 1억 달러씩 손실을 입고 있는데 수년이 지나도 만회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H사 외에도 부실화되었거나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해외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계획이다. 서 사장은 "과거 사업방향이 대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내실화가 목표"라며 추가 정리방침을 내비쳤다.

석유공사의 해외부실투자 정리는 이명박정부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해외자원개발정책에 대해 박근혜정부가 "경제성 없는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캐나다 H사 처분은 현 정부의 이 같은 해외자원사업 구조조정방침이 나온 이후 이뤄진 첫 매각결정이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물론 한국가스공사나 광물자원공사 등 다른 에너지공기업들의 해외사업 정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385.4%, 광물자원공사는 177.1%였는데, 이런 부채비율은 이명박정부 5년간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최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현재 정부는 이들의 부채비율을 글로벌 벤치마크 기업 수준(100~150%)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며, 각 공기업들은 매각 또는 폐쇄대상 해외자원사업을 현재 분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리한 해외투자 못지 않게 무리한 구조조정 및 축소도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 사장은 지난 5년간의 해외자원 개발에 대해 "헛발질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며 "하루 석유생산량을 5만배럴에서 24만배럴로 확대했고 인수합병도 이만하면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석유공사의 부채비율(167.5%)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자원개발은 원래 빚내서 아파트를 사는 개념으로 향후 탐사광구를 통해 회수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탐사성공률을 높이고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