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사, 교무보조 등 학교비정규직 절반 이상(56%)은 아파도 병가를 쓰지 못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4일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가 조합원 3,7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2,810명)가 최근 1년 새 아팠던 적이 있지만 병가를 썼다는 응답은 44%(1,639명)에 불과했다.
병가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체인력이 없는데다 불이익을 당할까 눈치가 보였다'(60%ㆍ2,262명)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아픈 정도가 경미하거나 금전적 손해가 싫어서'(21%ㆍ777명), '병가제도가 있는지 몰라서'(8%ㆍ304명)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 건강 악화로 퇴직한 학교비정규직 A씨가 자신이 13년간 근무한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본보 8월22일자 1면)이 계기가 돼 이뤄졌다. 과학실무원으로 근무한 A씨는 크게 늘어난 업무 탓에 지병이 악화돼 유급병가와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한 후 6월 말 퇴직했다. 그는 뒤늦게 무급병가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퇴직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정규직의 경우 60일 유급 병가에 1년간 급여의 70%를 받으며 휴직도 할 수 있는 반면 학교비정규직은 연간 최대 60일의 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97%(3,652명)가 정규직과 동일한 병가 및 질병휴직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교비정규직본부를 포함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23개 단체로 구성된 교육운동연대는 이날 서울 세종로 교육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비극은 교육현장의 심각한 비정규직 차별이 낳은 사회적 살인"이라며"교육현장의 심각한 비정규직 차별문제를 즉각 해결하라"라고 주장했다.
해당 교육청은 "현재 진행 중인 노조와의 단체협약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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