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4.4의 이름을 '킷캣'(Kit Katㆍ사진)으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아주 낯익은 이름이죠. 스위스 제과업체 네슬레가 만드는, 바로 그 크런치 초콜릿 과자의 이름입니다. 구글은 이 과자이름을 차용하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네슬레와 물밑협상을 벌였다고 합니다.
사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의 버전을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독특한 디저트 음식 이름을 붙여왔습니다. C부터 영문 알파벳 순서대로 작명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시초 격인 안드로이드 1.5 버전은 '컵케익', 1.6 버전은 '도넛', 2.3 버전은 '진저브레드', 4.0 버전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였고, 가장 최신OS인 4.1~4.3버전은 '젤리빈'으로 명명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 앞에는 각 버전 이름에 붙여진 대형 디저트 모형이 차례대로 세워져 있을 정도로, 구글은 이 이름들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합니다. 구글측은 다소 장난스럽게 보이는 이런 작명법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기억하기 쉽고 사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구글 말고도 독특한 네이밍을 선호하는 기업은 또 있습니다. 바로 애플이 그런 케이스인데요. 애플은 PC용 OS에 고양이과 동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01년 출시된 '치타'를 시작으로 퓨마, 재규어, 스노우 레오파드 그리고 최근엔 마운틴 라이언까지 나왔습니다.
이제 관심은 노키아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트프(MS)에 쏠리고 있습니다. 노키아는 그 동안 '노키아 윈도폰 루미아1020'처럼 딱딱하고 길어서, 소비자들이 좀처럼 외우기 쉽지 않은 이름을 제품에 붙여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MS의 스티브 발머 CEO가 노키아를 인수하자마자 "노키아 휴대폰의 이름이 너무 길어 10자 이내로 줄이겠다"고까지 언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MS도 작명센스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윈도'라는 간판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그 동안 새 버전이 나올 때 마다 윈도7, 윈도8, 윈도8.1처럼 일련번호만 바꾸는 식이었기 때문에 톡톡 튀는 감각은 보이지 못해왔던 게 사실이죠. MS가 노키아폰에 어떤 이름을 붙일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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