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8회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과 베트남 방문차 7박8일의 일정으로 출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떠났다. 박 대통령은 5~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경제 성장과 양질의 고용창출'라는 주제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7∼11일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다자 외교 데뷔 무대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주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4개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가지며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도 나선다.
박 대통령은 5일 유럽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의 엔리코 레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EU(유럽연합) FTA에 기반을 둔 양국간 경제ㆍ통상 확대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6일 오전에는 같은 여성 지도자로서 친분이 있는 독일 메르켈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소기업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협력 구상의 주요 무대인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G20정상회의 일정이 끝나는 오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간 경제ㆍ통상 등 실질협력 강화방안 및 기업진출 확대 방안 등을 협의함으로써 세일즈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창조경제 실행을 위한 협력 기반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아울러 우리 정부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등 대북외교정책에 대한 주요 국가의 지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이틀간 진행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연설에 나서 G20의 위상과 기능 부활을 위한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첫날인 5일 제1세션 '성장과 세계경제'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면서 지구촌의 공동체의식을 회복할 것을 역설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특히 선진국의 출구전략 가시화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타개하기 위해 선진국은 통화정책 기조를 신중히 바꾸고 신흥국은 거시건전성 조치를 강화하는 등 공동노력이 필요함을 박 대통령이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튿날인 6일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한 제2세션에서 기조연설에 해당하는 '선도발언'(Lead Speech)을 맡아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부각해 G20내 일자리 논의가 본격화하는 계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G20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7일 동남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9일 하노이에서 쯔엉 떤 상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1992년 수교이래 이룩한 관계발전을 기반으로 향후 20년을 위한 공동비전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다.
박 대통령은 10일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이자 1,800여개의 우리기업과 교민 8만5,000여명의 거점인 호찌민시로 이동, 현지 지도자들과 만나고 동포간담회를 갖는 것을 마지막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청와대는 "베트남 방문은 상생의 세일즈 외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양국이 미래의 성장동반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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