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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덕에 눈독… 신데렐라로 변신한 '우리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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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덕에 눈독… 신데렐라로 변신한 '우리F&I'

입력
2013.09.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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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F&I가 최고의 '핫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F&I는 부실채권(NPL)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배드뱅크로 그 동안 그룹 안팎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구애자가 몰려들고 있다. 배드뱅크의 실적이 대개 경기와 반비례하는 걸 감안하면 불황 덕에 각광을 받게 된 것으로, 구박만 받다 갑자기 공주로 변신한 금융계의 신데렐라인 셈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국내외 금융회사는 KB금융과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은행,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 20여 곳에 달한다.

우리F&I의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불황에 돈 되는 회사이기 때문. 자산 건전성을 일정 수준에 맞추기 위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정기적으로 팔아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우리F&I 같은 회사를 자회사로 두면 일도 편하고 수익도 높일 수 있다.

경기 침체로 유동성 압박을 받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부실 채권시장도 2007년 9,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7조원 가까이로 확대됐다. 올 들어 STX그룹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 업계는 부실채권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암코(50%)에 이어 시장점유율(30%) 2위인 우리F&I는 업황 호조에 힘입어 연간 순이익이 400억~5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만 신한 기업 농협은행 등 6개 은행에서 8,000억여원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이문을 남기고 처분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실자산 중에도 잘 털어내면 알짜회사로 바뀌는 것들이 많이 있다"며 "이런 일을 하는 우리F&I가 금융회사들한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F&I의 높은 인수 가격(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2,500억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이 과열되면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거액을 투입하기엔 큰 부담이 따르므로 막판에는 가격 부담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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