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쵸죽(저 아이다)."
이스탄불 심장부 탁심 광장, 아야소피아박물관 인근 파티구청 대공연장. 지난달 31일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개막 이후 이들 공연장에서 국악공연이 열릴 때마다 이 같은 탄성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균화(11ㆍ사진)군은 32명으로 구성된 경주 가람공연단원으로서 사물놀이 공연 때 열두발(12발) 상모 돌리기로 현지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아직 어린 학생이 소고를 두드리며 12발(18m, 1발은 5자ㆍ약 1.5m)이나 되는 생피지(종이의 일종)를 빙글빙글 돌리는 묘기를 펼칠 때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하루 3차례 실시하는 국악공연 스케줄에 맞춰 따라 다니는 '팬'도 생기고 있다.
1일 오후(현지시각) 초가을의 햇살이 따가운 파티구청 대공연장을 찾은 메리엠루루(20ㆍ여ㆍ회사원)씨는 "김군이 어떻게 자신보다 10배도 넘는 긴 생피지를 멋지게 돌리는지, 묘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김군 때문에 국악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사물놀이 공연에 참여하는 김군은 5일까지 모두 15회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어른들도 힘들어 하는 공연을 소화하고 숙소로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지만, 늦잠을 잔다거나 어리광을 부리는 일은 없다.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일어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장비를 점검하는 등 프로 못지 않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군은 "아버지 손을 잡고 3살 때부터 배웠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아버지와 함께 한국을 알릴 수 있어 좋고, 김덕수 선생님처럼 유명한 국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스탄불(터키)=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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