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과 기업체가 많은 지역일수록 재산을 두고 다투는 민사소송이 더 많이 벌어진다는 것이 통계 수치로 확인됐다.
3일 대법원 행정처가 발행한 사법연감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법원 중 민사소송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중앙지법(강남 관악 동작 서초 성북 종로 중구 관할)으로 지난해 기준 25만여건의 소송이 접수됐다. 이 법원은 인구(271만여명) 대비 민사소송 비율이 9.46%에 달했다. 법원 관계자는 "종로 강남 서초구에 대기업 본사가 여럿 있어 기업 관련 송사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법원 관할인 중구와 강남구가 자치구 가운데 기업체 수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점도 소송이 많은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2위는 동부지법(강동 광진 성동 송파구)으로 인구(67만여명) 대비 민사소송 비율이 2.37%를 기록했다.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고 자치구 중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 기업체 수도 4만여개로 3위인 송파구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이 가장 적은 곳은 북부지법(강북 노원 도봉 동대문 중랑구)이다. 이 법원은 관할 내 거주 인구가 210만여명으로 서울 시내 법원 중 세 번째로 많지만 민사소송 건수는 지난해 2만7,000여건으로 가장 적었다. 인구 대비 비율은 1.3%. 기업체가 많지 않은 주거 지역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사건의 비율은 지역별 소득수준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지법(인구 대비 0.63%), 남부지법(0.43%ㆍ강서 구로 금천 양천 영등포구), 서부지법(0.41%ㆍ마포 서대문 은평 용산구), 북부지법(0.36%), 동부지법(0.35%) 순이었다.
지역별 소송 건수는 판사 수에도 영향을 줬다. 중앙지법은 지난해 기준 판사 수가 347명으로 나머지 4개 법원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인구 규모는 3위지만 민ㆍ형사 소송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북부지법은 판사도 56명으로 가장 적었다. 법원 관계자는 "성북구가 내년 3월 북부지법 관할로 편입되면 사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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