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간 난이도 차가 뚜렷해 본 수능에서 A형 응시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는 A형과 B형이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워 이과생도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됐다.
국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워
9월 모의평가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수준별 AㆍB형 선택형 수능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로 수능의 난이도 등을 판단하는 주요 가늠자다.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평가원은 "적정한 난이도로 문제를 출제했으며 EBS 수능교재와의 연계율은 70%수준으로 맞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시전문가와 수험생들은 국어 AㆍB형이 모두 전년도 수능보다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다루지 않은 가전체(의인화한 사물의 일대기를 기술하는 문학 양식)나 짧은 시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각운동량 보존의 원리가 지문으로 나오는 등 변별력 있는 문제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 만점자가 2.36%나 될 정도로 쉬웠기 때문에 이번 모의평가의 체감난이도는 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수능 국어는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A형을 치르는 이과생들도 쉽게 출제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로 문과생이 치는 수학 A형은 지난해 수학 나형 수준으로, 이과생이 치는 B형은 수학 가형보다 쉽게 나왔다. 입시전문가들은 수능에선 수학 B형이 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능에서 영어 A형 늘어날 듯
AㆍB형 간 난이도 격차가 확연한 과목은 영어였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은 1등급 커트라인 점수를 A형은 89점, B형은 95점으로 전망했다. 만점자가 0.66%에 불과해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수능의 1등급 커트라인은 93점이었다. 임 대표는 "커트라인의 차이가 큰 것은 두 유형 간의 수준 격차가 확실하다는 뜻"이라며 "쉬운 A형을 선택해서 등급을 높일 것인지, 어려운 B형을 선택해서 가산점을 더 받을 것인지를 두고 5ㆍ6등급 학생들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영어 A형 응시율은 24.9%로 6월 모의평가보다 7%포인트나 늘었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대거 B형에서 A형으로 선택을 바꾼 것이다. 수학과 국어도 A형 응시율이 70%, 51.6%로 각각 5%포인트, 0.8%포인트 증가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6일 수능 원서접수를 최종 마감하면 영어 A형의 응시비율은 30~35% 사이로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B형을 선택한 응시자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수시지원 가늠자로 활용해야
입시전문가들은 모의평가를 통해 4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수시모집의 합격여부를 가늠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장은 "6회로 제한된 수시지원 기회를 최대한 살리려면 모의 지원을 통해 이번 평가 성적이 목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변형문제가 출제될 수 있어 상위권 수험생은 고난이도 문제 위주로 실수하지 않게, 중ㆍ하위권 학생들은 EBS 교재를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마무리 학습 요령을 조언했다.
이번 모의평가는 전국에서 총 64만2,973명(재학생 56만1,922명ㆍ졸업생 8만1,051명)이 응시했다. 성적은 27일 통보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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