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재차 여야 영수 회동 요청을 받고 "제가 오히려 계속 만남을 거부당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의 날 축하연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김 대표와 회동에 나설 뜻이 없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행사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은 전 원내대표와 거리를 둔 채 행사에 참석했지만 케이크를 절단하는 차례에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전 원내대표를 박 대통령 가까이로 이끌어서 조우했다. 이 자리에서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네 뒤 "야당 대표를 만나시면 도움이 될 텐데 왜 안 만나시느냐"며 단독회담 수용을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이 사실상 요청을 거부하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원내대표가 "그래도 야당 대표를 만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 번 더 제안하고 나서 영수회담과 관련한 대화는 끝났다고 한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당시 행사 분위기가 길게 대화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전 원내대표의 대화가 알려지자 민주당에서는 "대화를 먼저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쪽은 민주당인데 박 대통령이 오히려 회동을 거절당했다고 하니 이런 '동문서답'이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양자회담 이후 다자회담을 열자는 제안과 함께 4일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출국 전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대통령은 아직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
허경주기자 fairyh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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