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꺼져가던 4강 불씨를 다시 되살렸다.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도 이어갔다.
롯데는 3일 목동 넥센전에서 5-4 신승을 거뒀다. 선발 송승준이 5.2이닝 7안타 1실점으로 시즌 8승(5패)에 성공했고 3번 손아섭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2연패에서 벗어난 5위 롯데는 시즌 53승3무49패로 4위 넥센(57승2무48패)을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아울러 4일 맞대결 결과에 따라 승차를 1.5경기 차까지 좁힐 수 있게 됐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혈투였다. 양 팀 감독들도 경기 전 필승의 각오를 내비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후반기 매 경기가 중요하지만, 이날은 특히 1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현재 5위인 우리 팀에)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면서도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선수들의 각오도 대단했다. 홈런 선두에 올라 있는 박병호(26개ㆍ넥센)는 "지금 개인 타이틀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볼넷이든 안타든 출루하는 게 목적"이라며 "선수들 모두 이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비해 롯데 선수단은 최대한 말을 아끼며 훈련 때부터 집중력을 유지했다. 더군다나 붙박이 1루수 박종윤이 이날 오른쪽 어깨 타박상으로 결장해 위기 의식을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양 팀은 1회부터 선취점을 뽑기 위한 작전 야구를 펼쳤다. 롯데는 1회초 1번 황재균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2번 조흥석에게 곧바로 번트 사인을 냈다. 조흥석이 초구에 번트를 대지 못해 황재균이 횡사, 상대 기를 살려준 꼴이 됐지만 승리를 향한 김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질세라 염 감독도 1회말 똑같이 번트 작전을 냈다. 1번 서건창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2번 장기영이 곧바로 번트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장기영은 잇달아 파울 타구만 만들어 냈고, 결국 3구 삼진으로 타석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넥센은 1사 1루에서 1안타 2볼넷으로 1점을 뽑아내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투지는 롯데 쪽이 더 강했다. 0-1로 뒤지던 3회 1사 이후 8번 정훈의 좌월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3번 손아섭이 내야 땅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5회 2점, 9회 1점을 더한 롯데는 선발 6회 2사부터 이명우-정대현-강영식-김성배가 차례로 등판하며 승리를 지켰다.
잠실에서는 SK가 LG를 4-3으로 꺾었다. SK는 3-4로 뒤지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8번 대타 김상현의 내야 안타, 9번 조인성의 좌전 안타, 1번 정근우의 희생 번트로 1사 2ㆍ3루 찬스를 만든 뒤 2번 대타 안치용이 2타점 짜리 역전 결승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LG는 믿었던 이동현, 봉중근이 1점 차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홈 4연패에 빠졌다.
대구에서는 KIA가 이범호의 3점포를 앞세워 선두 삼성을 5-2로 물리쳤다.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범호는 1회 1사 1ㆍ2루에서 밴델헐크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월 3점 아치를 그렸다. 이날 성적은 3타수 2안타 3타점. 2009년 이후 4년 만에 20홈런 고지에도 올랐다. 두산은 대전에서 최하위 한화를 12-2로 대파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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