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신화로 전 세계 PC를 지배했던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휴대폰시장의 절대강자였던 핀란드의 노키아.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지 못해 몰락하고 있는 두 회사가 전격적으로 합쳤다. 글로벌 IT산업 역사상 최대의 인수합병(M&A)로 평가된다.
MS는 2일(현지시간) 노키아 휴대폰 사업 부문을 54억4,000만 유로(약 7조9,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MS는 노키아의 특허, 지도서비스 라이선스도 함께 넘겨 받는다.
MS는 운영체계(OS)인 윈도와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 문서작성시스템 MS오피스 등으로 전 세계 PC 소프트웨어 시장을 한때 독점하다시피 한 세계 최대IT기업. 하지만 PC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구글에 밀려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노키아는 과거 일반 휴대폰 시절 세계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었던 1위 업체. 그러나 노키아 역시 스마트폰 적기대응 실패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사실상 재기불능상태에 빠졌다.
때문에 이번 M&A는 스마트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두 옛 제왕이 힘을 합쳐, 과거 영광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MS는 노키아를 통해 윈도가 탑재되고 PC와 호환성이 강한 스마트폰을 생산,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에 도전하겠다는 복안이다.
MS는 내년 1분기까지 인수 작업을 끝내고 당국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핀란드 본사 소속 4,700명을 포함해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 직원 3만2,000여 명은 MS로 자리를 옮긴다. 스테판 엘롭 노키아 CEO는 MS에서 노키아 기기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M&A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및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OS시장에선 일대 혼전이 불가피해졌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MS가 노키아의 단말기생산능력까지 갖추게 됨에 따라 "상당한 지각변동이 따를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한물간 업체끼리 합쳐서 1등이 되긴 힘들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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