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비용', '코스의 정리' 등의 경제학 개념을 창안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널드 코스가 미국 시카고에서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102세.
영국 런던 태생인 코스는 1951년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버지니아대 교수를 거쳐 1964년부터 시카고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코스는 주류경제학이 등한시해온 법과 제도를 경제분석의 틀에 끌어들여 법경제학, 제도주의 경제학의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경제학자로서 명성을 얻은 계기는 37년 논문 '기업의 본질'을 발표하면서였다. 코스는 이 논문에서 회사의 성격과 범위를 거래비용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거래비용은 기업이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 단계, 즉 정보 수집, 계약 작성, 계약 준수 여부 감시, 계약 위반에 따른 벌칙 집행 등에 따르는 비용을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다. 이는 생산 및 운송 비용만 다루던 기존 미시경제학의 틀을 깨는 발상으로 주목 받으며 회사법, 계약법, 금융제도 등의 혁신에 큰 영향을 줬다.
60년 발표한 논문 '사회비용의 문제'에서 그의 최대 학문적 업적으로 꼽히는 '코스의 정리'을 제시했다. 시장 비효율성의 대표적 사례로 여겨졌던 외부효과 역시 시장에서 해결 가능하다는 내용의 이 개념은 외부효과로 인한 자원의 왜곡된 분배를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기존 주류경제학 이론을 뒤엎어 주목 받았다. 외부효과는 정당한 가격 지불이나 손실 보상 없이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 또는 손실을 뜻한다.
한국에서도 시행되는 주파수 경매제 역시 코스가 제안한 것이다. 그는 59년 발표 논문에서 전파 주파수를 무료 할당하는 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주파수에도 재산권을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전파 규제에 거래 개념을 접목한 이 제안은 94년 미국에서 주파수 경매제가 도입되는 토대가 됐다.
거래비용, 재산권 연구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으며, 말년에도 활발한 연구·저술 활동을 펼친 그는 101세였던 지난해 제자인 왕닝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와 함께 를 공동 출간하기도 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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