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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9면/MS의 노키아 인수가 가져올 영향과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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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9면/MS의 노키아 인수가 가져올 영향과 시장 전망

입력
2013.09.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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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얻거나 모든 것을 잃는 도박이다. 둘 모두 되돌아 갈 곳이 없는 상황이 만큼 반드시 성공 해야만 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밴 베이커는 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인수를 이렇게 평가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휴대폰)의 세계 1위였던 ‘왕년의 스타’ 들이 뭉친 것은 그만큼 절박함의 결과라는 것이다.

MS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 시장의 천덕꾸러기가 돼 버렸다. 운영체계(OS) ‘윈도’를 통해 전 세계 PC시장을 사실상 완전지배 해온 MS이지만, PC를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체하면서 MS의 설 땅은 점점 비좁아갔다.

그 자리를 대체한 건 구글이었다. 구글은 모바일OS인 안드로이드를 완전 개방하면서, 사실상 모바일 기기를 지배했다. 이용자들은 윈도가 깔린 PC 대신,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의 OS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애플은 애플대로 아이폰에 자체OS인 iOS를 배타적으로 탑재시켜, 또 하나의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다. MS는 부랴부랴 모바일 OS인 ‘윈도 모바일’을 내놓으며 반격을 모색했지만 안드로이드와 iOS가 양분한 시장에서 MS가 비빌 언덕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OS라도 휴대폰 제조회사들이 탑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애플은 자기 OS만 쓰고 다른 업체들은 안드로이드만 쓰다 보니 MS의 윈도 모바일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달엔 창업주 빌 게이츠와 함께 MS왕국을 만들었던 스티브 발머 CEO까지 은퇴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노키아는 더 빠르게 몰락했다. 애플이 열어 놓은 스마트폰 패러다임에 삼성전자는 뒤늦게 나마 추격하는 데 성공했지만, 노키아는 아예 손 놓고 있었다. 뒤늦게 ‘루미아’라는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의 양강 구도는 공고하기만 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3분기부터 휴대폰 분기 당 판매량이 1,000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이제 9분기 연속 적자 성적표를 받아 든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본사 건물까지 처분했다.

이 점에서 두 회사의 만남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선택이란 게 대체적 평가다. 때문에 전략도 명확하다. MS의 소프트웨어(OS) 능력과 노키아의 하드웨어(휴대폰) 능력을 결합시켜 시장을 흔들겠다는 것. 특히 앞으론 모바일과 PC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함께 쓰는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에, PC에서 여전히 강점을 가진 MS는 모바일과 ‘호환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노키아인 만큼, 모멘텀만 만들어지면 삼성전자 애플과 붙어 볼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몰락한 두 제국이 협공하기엔, 삼성전자 애플 구글로 짜여진 판세 자체가 너무 공고하다는 것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윈도를 탑재한 루미아폰이 다소 시장에 호응을 얻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앱 부족등 한계가 많아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래 협력하던 회사들이고 영향력도 크지 않아 시장에 별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A는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비유되기도 한다. OS업체가 기기업체를 인수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별다른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MS+노키아’연합도 시장판도를 흔들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론 전혀 예상 못한 폭발력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기업전략팀장은 “MS가 단지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키아를 인수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데이터쪽에 탁월한 강점을 지닌 구글이나 MS로선 이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모토로라나 노키아를 인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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