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진가 김모(27)씨는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주택가로 촬영을 갔다가 울화통이 터졌다. 엉뚱한 곳에서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종료한 탓이었다. 김씨가 다시 목적지를 설정했지만 네비게이션은 "목적지 주변 입니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김씨는 걸어서 집집마다 번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촬영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18년부턴 김씨처럼 GPS 오차 때문에 길을 헤매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2018년 시험서비스를 목표로, GPS 오차를 1m 이내로 줄이는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 'SBAS'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8년간 1,280억원을 들여 SBAS 개발에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현재 GPS는 위치가 변하는 위성들에 의존하는 탓에 오차가 최대 37m에 달한다. 때문에 항공 등 정밀한 위치정보가 필요한 분야에선 사용이 어려웠다. GPS를 활용한 네비게이션 등 위치기반서비스에서도 오류가 많았다.
하지만 SBAS는 지상기준국과 정지궤도위성을 이용해 GPS 오차를 보정하고 실시간 위치정보를 제공한다. 정밀성이 뛰어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SBAS를 국제표준으로 정하고, 2025년까지 항공기에 SBAS를 이용한 GPS시스템을 적용하도록 각국에 권고했다. 미국∙유럽∙일본은 이미 SBAS를 운영 중이다. SBAS는 GPS를 이용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예컨대 항공기는 최단거리로 비행하고, 충돌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응급구조 분야에선 조난자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SBAS 개발∙운용 과정에서 일자리 4,514개가 창출되고, 경제적 편익이 연간 345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항공분야에선 항공기 사고가 75% 감소하고, 운항거리 단축으로 연간 탄소배출량 5만3,000톤, 연료 4만2,000배럴 절감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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