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 신대배후단지에 설립 중인 전남 첫 외국인학교의 개교가 또 무산됐다. 벌써 3번째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순천시는 2014년 3월 개교 예정이던 순천신대지구 메이플립 외국인학교가 설립자금의 국내 유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1년간 개교를 연기한 데 이어 부지소유권 문제 등으로 또다시 1년간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3일 밝혔다.
글로벌 교육재단인 메이플립 측은 신대지구 개발시행사인 순천에코밸리(주)로부터 무상제공 받는 학교부지 9만9,000㎡(조성원가 510억원)에 대해 공사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 이전부터 우선 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준공 전 소유권 이전을 하기 위해서는 협약서 변경 절차가 필요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전남도를 비롯 광양경자청, 순천시, 메이플립 재단, 순천에코밸리 등 관계기관이 검토에 들어갔다.
메이플립 학교는 애초 2011년 공사를 착공해 2012년 8월에 8~10학년(중2~고1) 정원 225명 규모로 개교한 뒤 2018년까지 초·중·고교 정원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교운영 계획안 제출, 건축허가, 설립승인 절차 등이 미뤄지면서 개교가 올해 3월로 연기됐다. 이후 셔먼 젠 메이플립 재단 이사장이 학교건립에 사용할 중국의 개인재산 5,500만달러(620억원)를 국내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중국 외환당국이 2,500만달러에 대해서만 해외 송금을 허용하고 나머지 3,0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추가 심의 등을 이유로 불허하면서 개교일은 또 내년 4월로 연기됐다. 이번에는 메이플립 측이 소유권 이전 문제를 들고 나와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지난 1월 착공신고서를 제출한 뒤 지금까지 부지 외곽에 가림막 설치만 한 채 8개월이 지나도록 공사 착공을 미루고 있어 언제 개교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광양경자청 관계자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학교 설립이 미뤄지고 있다"며 "소유권 이전 등 문제는 사안이 민감해 관계기관에서 협상 중으로 앞으로 일정과 계획 등 정확한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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