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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대출 “로또 당첨만큼 어렵네”

입력
2013.09.0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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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문의 폭주… 기준 까다로워 불만 고조

전세계약 만료기한을 석 달 앞둔 김태훈(39)씨는 정부의 8ㆍ28 전월세대책의 핵심 정책인 ‘1% 대 주택대출 상품(공유형 모기지)’ 출시 소식을 듣고 3일 우리은행을 찾았다. 집주인이 최근 전세대금을 3,000만원이나 올려달라고 해 이 기회에 내 집 마련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다. 김씨는 서울 방배동 빌라를 전세보증금 1억6,000만원을 내고 살고 있어 대출로 1억여원만 보태면 이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더욱이 김씨는 본인명의로 집을 소유한 적도 없고, 부부 연소득이 7,000만원을 넘지 않아 ‘생애최초 주택구입 자금 대출’조건에 부합해 공유형 모기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은행에선 수혜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출 담당자는 “공유형 모기지는 아파트만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아파트라도 입지조건이 좋지 않거나 노후된 곳은 결격사유가 된다”며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정부에서 추후 설정한 기준에 따라 순위를 평가해 3,000가구에 내에 들어야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대출 희망자가 많을 텐데 3,000가구뿐이라면 이건 로또복권 당첨만큼 어려운 거 아니냐”고 푸념한 후,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계약 연장하기로 했다.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다음달 출시하게 될 우리은행에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상품 자체가 현재 주택대출 중 가장 금리가 낮은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보다도 2%포인트 가까이 저렴해 그 동안 주택구입을 망설였던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정부 발표 후 상품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자신이 대상자에 해당하느냐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관심에도 불구 수혜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라 주택 구입을 희망했던 대부분 서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생애최초로 주택을 매입해야 하고, 연 소득제한(부부합산 7,000만원)뿐만 아니라 구입 대상 주택도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아파트에 국한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택기금을 통해 수익과 손실을 정부와 집 주인이 분담하기에 주택가격의 평가이익 계산이 투명하며 시세변동폭이 적은 아파트로 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면적 기준에 대한 불만도 높다. 국민주택기금에서 빌려주는 상품이라 국민주거 기준인 85㎡(6억원 이하)로 전용면적을 제한하고 있어 가격이 낮더라도 대형 면적에 대한 지원은 어렵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에 충족하더라도 또 다시 주택 입지조건, 노후도 등 엄격한 대출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준공된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는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청인 자격 및 상환능력, 입지 등 구입희망 주택의 적격성 등이 평가항목이 될 것”이라며 “처음으로 출시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성격이 커 대상을 확대할 수는 없었으며, 추후 이 상품에 대한 점검을 거친 후 대상폭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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