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샘플 채취는 얼마나 하나요?"(소비자단체 관계자)
"10㎏짜리 박스가 1,000개 수입되면 이중 20박스를 창고에서 무작위로 뽑아요. 일본산이면 40박스를 검사합니다."(이달원 식약처 인천항수입식품 검사소 팀장)
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위치한 수입 수산물 물류창고.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수입 수산물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10여개 소비자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인천항 수입수산물 보관창고와 활어 보관장을 찾았다. 식약처는 시료 채취과정과 방사능 검사 현장을 공개하며 수입수산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현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했다.
무작위로 뽑은 냉동 주꾸미의 색깔, 이물질 함유 여부, 신선도, 외관 등 관능검사(육안검사)가 끝난 뒤 일부(3.6㎏)를 인천 주안동에 위치한 경인지방식약청 시험분석센터로 보냈다. 이곳에서 못 먹는 부위를 제외한 1㎏분량의 주꾸미를 분쇄해 1,800초 동안 고순도 게르마늄 반도체 검출기로 방사능을 측정한다. 여기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미량이라도 측정되면 1만초 동안 재측정이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적합한 세슘 기준은 '370베크럴/㎏ 이하'인데 일본산에 한해서는 '100베크럴/㎏ 이하'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었던 2011년 3월 14일부터 올 8월 22일까지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 6만6,857건을 검사한 결과, 방사능 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 131건에서 검출되긴 했으나 기준치에 크게 못 미치는 2~5베크렐/㎏ 수준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수산물 중 일본산은 0.5%로 원전사고 이후 농산물은 13개현 26개 품목, 수산물은 8개현 50개 품목에 대해 수입이 금지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농산물의 경우 정부가 수입업자에게 세슘 외에 플루토늄과 스트론튬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요구한다. 하지만 검사에 4~6주가 걸려 대부분 수입업자가 반송시킨다. 수산물의 경우 6주 동안 수산물을 보관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기준치 이내라면 통과시키고 대신 채취 시료량을 2배로 늘린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입 시마다 업자로부터 방사능검사 증명서를 받고, 관능검사와 방사능 정밀검사를 실시하는데다 일본산의 경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현장을 방문한 이영옥 한국소비자연맹 서울지회 이사는"어떤 검사과정을 거치는지 눈으로 보게 돼 불안은 덜 하지만 전수조사를 하는 게 아니어서 운이 나쁘면 (검사과정에서) 누락된 불량품이 우리 입에 들어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이수두 식약처 농축수산물안전국 검사실사과 과장은 "수입 농수산물을 100% 전량 검사하면 판매가 불가능해 수입될 때마다 샘플을 채취해서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같은 일본산이어도 북쪽에서 잡힌 것이 있고 남쪽에서 잡힌 것이 있을 텐데 뭉뚱그려서 '일본산'이라고 하는 건 소비자선택권을 해친다"며 원산지 표시 세분화를 요구했다. 그는 또 "소비자단체도 안전 검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수산물품질관리원은 이번 달부터 매달 2회씩(둘째, 넷째 수요일) 일반 소비자도 수산물 안전 검사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인천=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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