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가나'와 함께 일본의 글자를 구성하는 '가타카나'가 신라에서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2일 NHK에 따르면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芳規) 히로시마(廣島)대 명예교수는 서기 740년께 신라에서 건너온 불교경전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에서 한자를 생략한 문자들이 기록돼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루마리 형태의 이 경전은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사가 보관중이며, 일본의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돼있다.
고바야시 교수는 한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경전을 조사한 결과 1,100여행의 문장 가운데 각필(角筆, 나무나 상아처럼 단단하고 뾰족한 물체로 종이에 흔적을 남기는 필기구)을 활용해 한자 옆에 새긴 글자가 360군데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교수는 "이 글자는 한자를 읽는 방법을 적은 것으로, 신라의 언어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라시대에는 한자의 읽는 방법을 기록하는 향찰(鄕札)과 토시를 표시한 이두(吏讀)라는 문자가 존재했다.
한국 학계에서는 신라의 향찰과 이두가 일본으로 건너가 가타카나의 기원이 됐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일본학계에서는 가타카나가 헤이안(平安)시대(794~1192년)에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주류 학설이다. 하지만 이 경전은 이보다 앞선 나라시대(710~794년)에 신라에서 전해진 것이어서 일본측 학설을 뒤집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바야시 교수는 "이 경전은 한자를 생략해서 만든 가타카나의 근원이 한반도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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