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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훈의 Dr. 논술] "문제의 단순 요약 넘어 구체적 고민·해결방안 제시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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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훈의 Dr. 논술] "문제의 단순 요약 넘어 구체적 고민·해결방안 제시 바람직"

입력
2013.09.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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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은 저마다 고유하다. 시대가 바뀌면 그 틀도 바뀌어간다. 세상의 변화에 둔감하면 그 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일본제국주의의 유산이자 산업화 시대 효율성의 강조가 낳은 군대식 획일성은 바뀐 세상 속에서는 조금씩 사라져가는 유물이다. 문제는 그 잔재가 여기저기 남아있다 보니 상당한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입시의 성과를 강조하는 교육 분야에서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듯 파편처럼 우리사회 곳곳에 특히, 교육 분야에 남아있는 군대문화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신문의 기획의도라고 여겨진다. 글을 읽는 학생은 이 점을 중시해야 한다.

사회비판의 글은 대개가 '사회문제의 현황(문제제기) - 문제의 원인(분석) - 문제의 해결책(대응)'으로 구성되어있다. 신문기사는 특집의 형태를 띠는 경우 원인과 해결책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둔다. 물론 이해관계 당사자가 많다 보니 어투는 조심스럽고 표현은 우회적이다. 대개의 경우는 문제점을 '툭' 던지고 화두로 남겨놓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접하는 글의 행간을 읽어내야 한다.

왜 이 글을 쓴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왜 이 문제가 생겨난 것인가?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단기적인 해결책은 무엇이며 장기적인 대안은 또 무엇이 있겠는가? 등등으로 이어지는 성찰과 고민이 사회를 성숙하게 하고 궁극에는 실천으로 나아가는 힘을 낳는 것이다. 가령 '우리 학교 안에 군대문화가 있다. 이게 왜 생긴 것일까? 군대문화는 군대의 존속 때문이지. 군대가 있는 것은 분단의 현실 때문이다. 분단이 극복된다면 즉 통일이 되면 군대문화는 없어지겠다. 그렇다면 모든 문제의 기저에는 통일이 놓여있구나.' 다소 비약이 되더라도 이렇듯 사고의 꼬리를 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들이 고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얻기 위한 첫걸음이다.

NIE의 취지는 사회문제에 대한 담론이다. '신문 읽고 글쓰기'란 신문기사에 대한 단순한 옮겨 쓰기가 아니다. 단순요약을 넘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인식이 다르다면 어찌 다른지? 해결방향이 다르다면 왜 다른지에 대한 언급까지도 있어야 한다. 물론 고교 1학년은 인지능력이 성장하는 과정이기에 완벽한 답안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방향성은 있어야 한다. 지식의 수렴을 넘어 사고의 발산이 교육의 주된 취지이기 때문이다.

이교령 학생은 군대문화의 극복방안으로 학교 측의 개선이 가장 절실하고 학생 측도 자신의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개선하고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만약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군대문화의 잔존과 폐해를 모르는 상황이라면, 화두의 제시가 절실하므로 이러한 문제제기 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이미 군대문화의 인식이 전제되었다면 서투르고 어눌하더라도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이 글에 투영되어야 한다.

게다가 해결책으로 제안된 학생 측이 자신의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부분이 어색하다. 군대문화란 우리사회에 퍼져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다. 그렇다면 피교육자인 학생의 생각이 아니라, 교육정책자나 교사의 생각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확대하자면 사회구성원 전체의 군대문화에 대한 인식과 해결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군대문화를 바라보는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군대식의 사고는 효율성에만 주목한다. 개개 구성원의 독자성과 개성은 간과한다. 속성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계몽과 실천이다. 불편한 진실에 눈감으면 당장의 안락함과 긴 고통의 불평등한 교환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하이퍼 논술학원장ㆍ서강대 법학부 강사

★기고와 첨삭지도를 희망하는 중ㆍ고생은 약 2,000자 분량의 원고를 nie@hk.co.kr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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