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뒤늦게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부실 탱크 오염수 사고 발생 수습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오염수 유출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산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오염수 유출문제와 관련, 3일 원자력재해대책본부회의를 열어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대책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설비 증설과 관계 각료회의 설치 등이 포함된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이날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오염수 유출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의 전면적인 대응을 요청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도쿄전력에 맡기지 않고 국가가 나서 필요한 대책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를 연결하는 배관에서 새롭게 오염수 유출이 확인됐다. 350개의 부실탱크뿐 아니라 배관작업 자체에 부실시공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일본 언론은 "배관은 원전부지에 여러 갈래로 연결돼있어 1,000개가 넘는 모든 저장탱크에서 유출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문제의 배관은 지난 달 31일 작업 인부가 H5구역을 순찰하는 도중 발견됐다. 배관 이음새에서는 90초에 한 방울씩 오염수가 새고 있었고, 물방울이 떨어진 바닥에서는 시간당 230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이 곳은 지난 달 19일 300여톤의 오염수가 유출된 저장탱크가 위치한 H4구역에서 남서쪽으로 100m 떨어져있다. 같은 날 시간당 최대 1,800mSv의 고방사선량이 검출됐던 저장탱크 반대편에서도 1,700mSv의 방사선량이 새로 검출됐다.
오염수 부실점검사실도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전력이 1,000개가 넘는 오염수 저장탱크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데 단 두 명만을 배정했다"며 "탱크 하나를 점검하는 데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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