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계 여자 골프계를 호령하며 '여자 타이거 우즈'로 불렸다. 하지만 원인 모를 슬럼프에 빠졌다. 컷 통과도 못하는 평범한 선수가 됐다. '골프 여제' 청야니(대만)의 얘기다.
청야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1년6개월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졌다.
청야니는 2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골프장(파72ㆍ6,46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6개를 쏟아내 6오버파 7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청야니는 우승컵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넘겨주고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청야니는 LPGA 투어에서 15승, 유럽 투어에서 6승이나 올린 잘 나가는 선수였다. 메이저대회에서도 5승이나 올릴 정도로 큰 경기에 강했다. 2011년에는 22세6개월8일의 나이로 우즈가 보유했던 최연소 메이저 5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하지만 2012년 초반 5개 대회에서 3개의 우승컵을 수집한 뒤 부진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2011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9주 동안 지켜오던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청야니의 현재 세계랭킹은 15위다.
올해는 최악이었다. 지난 6월 US오픈부터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 4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제 청야니 시대는 끝났다'라는 얘기마저 흘러나왔다.
어두운 터널에 갇혀있던 청야니는 이번 대회에서 한 줄기 희망을 봤다. 지난 주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공동 24위에 오르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청야니는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우승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예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청야니는 이번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슬럼프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의 정확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 대회 3라운드까지 그린을 3번 만 놓쳤다. 그린 적중률 85%를 기록했다. 사흘 간 드라이버의 페어웨이 안착률도 73.8%나 됐다. 3라운드에선 전성기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버디를 11개나 잡기도 했다.
청야니는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선 샷과 퍼팅이 크게 흔들리면서 2타 차 1위를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평균 293야드의 장타를 날릴 정도로 힘이 넘쳤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정상 궤도에 조금씩 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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