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의 NIE] 한국일보 8월 16일자 <우리 안의 군대문화 <4> 학생 획일화하는 학교… 순종하는 법만 가르쳐> 기사를 읽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의 NIE] 한국일보 8월 16일자 <우리 안의 군대문화 <4> 학생 획일화하는 학교… 순종하는 법만 가르쳐> 기사를 읽고

입력
2013.09.02 11:24
0 0

학생들을 획일화하여 교정 내의 자유마저 억압하려는 학교가 약자에 대한 차별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두발검사와 체벌이 예사였다던 한 대구 고등학교 졸업생 김모(19)군은 "머리카락을 규정대로 자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체벌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이것을 토대로, 자신의 능력과 의사를 표출하고 그것에 한해서 자유로워야 할 학교가 현재 어떠한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학생들의 개성과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학생인권조례 등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노력을 하고는 있다지만, 실상 그것들의 선두로 고려되어야 할 학생들은 한결같고 순종하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던 군대 문화 속의 현대판 아닌 현대판이 되어가고 있다.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공간이기도 하는 학교는 도리어 학생들을 틀 안에 억지로 끼우며 오직 공부만을 지향하도록 시스템을 맞추고 있다. '소위 문제가 되는 학생들이 있으면 해병대 캠프와 유사한 군대식 수련회에 보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선생 측에서 가끔 나온다고 하는데,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억지로 끼워내는 방식'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각자의 개성을 무시하는 한 방법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다.

2007년 당시,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김도한(가명)군은 심신 단련으로 2학년 전체가 떠났던 수련회에서 훈련 도중 엇박자를 내어 그 조에 속했던 학생들이 김군을 조롱하며 함부로 대하고 희롱하는 등 남학생 간의 사소한 장난으로 치기에는 과한 방식으로 괴롭힘을 당했다. 협동심을 길러준다는 수련회가 개개인의 특성이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 약자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그를 동등한 입장이 아닌, 자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인식되게끔 만들어 버린 것이다. 다수는 아니더라도 소수에게는 가공할 만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또래 아이들 간의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장난으로 여겼고, 문제가 있다면 수련회 자체의 특성이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이라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학생들을 길들이기 위해 보낸 수련회면서 충분히 실현 가능할 만한 결과들은 예상하지 못한 채 뒤로 발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에 대하여 나는 반대를 표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지, 이처럼 오직 공부만을 위하거나, 순종하고 약자에게는 불리한 기관이 아니다. 하지만 군대 문화는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말은 '군대 문화'가 현재 우리 사이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결국에는 학교 측이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던 기계적 획일성이 차별과 폭력의 밑거름이 되어 잘못된 집단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위에서 앞서 나온 수련회의 이면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개선이 가장 절실하다. 물론 학생 측도 자신 스스로 생각을 바로잡아 판단해야 한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의 이모 교사는 "군대에서 명령불이행 자체가 잘못인 것처럼 학교에서도 지시를 어긴 것을 지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말했다. 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군대 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답이다.

무언가를 지적할 경우 왜 하면 안 되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결국 무엇을 잘못했는지 학생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정확한 설명을 이용한 소통 방법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명령조로 내려졌던 지시에 대해서도 그에 대해 합당한 이유가 있기에 서로 간의 유대감 또한 원만해져 보다 합일화된 학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개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것 또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오직 공부만이 아닌 자신들의 범위 내에서 계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두발 자유도 교정 내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 따로 교칙으로 정해 놓아 엄격히 규제하는 등 다양한 개선 방법을 통해 노력한다면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 생활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학교 안의 의사결정 구조에 학생이 참여함으로써 삶 속에서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은 자신이 선택하고 참여해 어떠한 범위 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이 자유가 미래의 자신이 살아가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역시나 상부상조하며 해화(諧和)롭게 지내는 것이 학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