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이윤구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한산이씨대종회는 “이 전 총재가 한국 시각으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5분 미국 하와이 퀸스병원에서 폐렴으로 소천했다”고 1일 발표했다.
고인은 2004년 1월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취임해 의욕적으로 대북 사업을 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대형 폭발 사고가 난 평북 룡천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으며 1997년부터 2005년까지 대북지원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7년에는 북한결핵어린이돕기범국민운동본부 총재를 맡아 대북 사업을 계속했다.
평양 태생인 이 전 총재는 한국신학대를 거쳐 57년 중앙신학교 사회사업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73∼81년 유엔아동기금(UNICEF) 이집트ㆍ인도ㆍ방글라데시 대표를 수행하며 공적인 활동을 시작해 서울평화센터 이사장, 인제대 총장,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등을 지냈다.
2007년에는 한나라당 제17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특별위원장을 맡았으며 최근까지 월남이상재선생기념사업회 대표회장,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 한동대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사상가 함석헌 옹은 생전 “성경은 이윤구가 내게서 배우고, 이윤구는 나에게 평화주의를 가르쳤다”며 평소 평화와 생명존중을 유독 강조해 온 고인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국민훈장 동백장, 백강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차신애 여사와 신일(54ㆍ변호사), 윤희(48ㆍ사회사업가)씨 등 두 자녀가 있다.
분향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 한산이씨대종회 사무국에서 3일까지 진행된다. 추모예배는 12일 서울 YMCA 대강당에서 열리며 영결식은 하와이 현지에서 거행된다. (02)734-7460
장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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