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설'을 난센스라며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며 "시리아 정부군이 많은 지역에서 반군을 포위했는데 카드를 적에게 줬다는 것(화학무기 사용)은 바보 같은 소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달 21일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참극은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이며 이로 인해 어린이 426명을 포함해 모두 1,429명이 숨졌다고 밝히면서도 정보원 노출 등을 우려해 구체적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증거가 있다면 유엔 조사단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시해야 한다"며 "증거를 공개하지 않으면 증거가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지금껏 제시한 증거가 감청자료인 만큼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할 수준이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의회 동의를 받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에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를 협상 상대나 미국 대통령이 아닌 노벨평화상 수상자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오바마가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군사 행동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간접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거론하며 "(미국 주도의 전쟁이)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미국이 목표로 제시했던 평화나 민주주의는 거기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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