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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일본언론이 유언비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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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일본언론이 유언비어 확산

입력
2013.09.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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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 수천명이 일본군 등에 의해 학살된 배경에는 일본 언론의 유언비어 유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유골을 발굴해 추도하는 모임’을 이끄는 니시자키 마사오(西崎雅夫)씨는 지난달 31일 도쿄 메이지대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90주년 집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료집을 발표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간토대지진 발생 직후 도쿄일일신문은 ‘불령선인(不逞鮮人ㆍ일본에 불복종하는 조선인)들, 곳곳에 방화’라는 제목의 호외를 발간했다. 이 신문은 ‘시민들은 군인, 경찰과 협력해 조선인을 경계하라. 우물에 독을 푸는 사람이 있으니 우물 물에 주의하라’ ‘도쿄 시나가와에서 불령선인 3,000명이 폭동을 일으켰다. 자경단이 이들과 싸웠으나 패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터와 전단지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집에는 일부 신문사 관계자가 경찰의 의뢰를 받고 확성기 등을 이용,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유언비어를 선전했다는 목격담과, 경찰이 기자들에게 조선인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려달라고 부탁했다는 증언 등이 담겨있다. 이듬해인 1924년 조선인 변사 2명이 현지 학교를 돌며 조선인의 잘못을 사과하고 화해를 요구하는 강연회가 열렸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본에서는 도쿄와 요코하마 일대를 강타한 간토대지진(규모 7.9) 당시 10만5,000여명이 숨지거나 행방불명되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급속도로 확산됐고 일본군과 경찰, 자경단 등이 치안 유지 등을 명분으로 무고한 조선인을 학살했다. 당시 숨진 조선인 수에 대해서는 2,000명에서 6,000명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다. 이와 관련해 정명환 메이지학원대 교수는 “간토대학살 이후 일본 정부는 조선인에 의한 진상 규명 움직임을 엄격히 통제했다”고 말했다.

한편 1일 일한협회 도쿄도연합회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을 열었고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도쿄본부도 제90주년 간토대지진 희생동포 추념식을 개최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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