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납치됐을 것으로 추정된 일본인 남성의 시체가 9년 만에 일본에서 발견됐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바현 산부시의 중고선박수출입회사 부지 안에 보관돼있던 그물에서 지난달 29일 특정실종자로 분류된 고야마 ??지로 추정되는 백골 상태의 시체가 발견됐다. 경찰은 직경 1.5m의 드럼통에 얽혀있는 길이 40m의 그물을 떼어내는 작업 과정에서 장갑과 작업복을 착용한 채 숨져있는 고야마를 발견했다.
그는 2004년 6월 6일 새벽 혼자서 고기잡이를 위해 출항한 뒤 니가타 앞바다에서 실종됐다. 당시 경찰은 고야마가 탄 선박은 발견했으나 시체를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종결했다. 시민단체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는 고야마의 시체와 항해 기록이 사라진 점 등을 근거로 그를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은 특정실종자에 포함시켰다. 이 단체가 파악한 특정실종자는 700여명에 달한다. 고야마의 유해가 발견된 그물은 중고선박수출입회사가 2005년 고야마의 배를 해체한 업자로부터 사들여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초동수사 미숙이 드러나면서 납치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된 특정실종자 수도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일본 경찰은 현재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람을 860명 정도로 추정하고 그들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으나 납치와 무관한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특정실종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은 경찰이 지난달 31일 고야마의 가족을 방문, 당시 실종 수사 때 그물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북한 납치 피해자는 17명인데 이중 5명은 2002년 9월 북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에 귀국해 살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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