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귀족으로 태어나 화랑 생활 중 불교에 귀의했고, 화쟁ㆍ무애 사상을 통해 관용과 화합의 정신을 널리 전파한 원효대사의 삶을 한 재미동포 여성이 재조명한다.
미국에서 토크쇼ㆍ단편영화를 제작해 온 김선아(44)씨는 4월부터 원효대사의 삶과 사상을 다시 조명하고 이를 세계인에게 소개하기 위한 장편 다큐멘터리 ‘원효대사- 춤추는 스님’을 제작하고 있다.
다큐 제작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1일 “1,300여 년 전 통찰력 넘치는 사상과 글로 일본과 중국, 멀리 인도까지 이름을 떨친 ‘원조 한류’ 원효 대사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큐는 원효대사가 어린 시절 화랑도에 들어갔다가 생사의 덧없음을 알고 출가를 결심하는 데서 시작돼 해골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를 깨닫는 이야기, 요석공주와의 인연, 승복을 벗고 민중 속으로 들어가 무애행을 펼치는 과정 등을 소개한다. 이어 원효의 모든 저서를 영어로 번역하고 있는 로버트 버스웰 UCLA 불교학 교수를 비롯한 외국 학자들과 그 가르침을 담은 중국, 일본의 고서를 통해 그의 사상을 소개한다.
김씨는 “공자, 장자, 노자의 사상은 전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원효대사는 한국에서조차 깊이 있는 연구보다는 가십처럼 다뤄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산속의 수행을 넘어 민중과 함께 한 그의 가르침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9월 배급을 목표로 제작되는 약 70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박재동 화백이 그린 화랑이자 승려, 거사로서의 원효의 모습이 담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그는 한인방송에서 성공한 한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인 ‘더 포트폴리오’ 극본ㆍ연출ㆍ제작을 담당했으며, 2010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장편영화 ‘키스할 것을’ 등 다수의 영화도 만들었다.
연합뉴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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