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노선은 '200이닝'이다. 연패를 벗어나 시즌 13승에 성공한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주춤했던 신인왕 레이스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강력한 경쟁자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가 향후 2경기 정도만 등판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까지 밝혀지면서 류현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이 정한 제한 이닝 때문에 페르난데스가 앞으로 두 번의 선발 등판만 더 할 것"이라면서 "2경기 합쳐 12이닝 이상을 던지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12일 애틀랜타와의 홈 경기가 올 시즌 페르난데스의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애미 구단과 마이크 레드먼드 감독이 '선수 보호'차원에서 시즌 전에 정한 규칙 때문이다. 레드먼드 감독은 시즌 전 페르난데스의 최대 이닝을 170이닝으로 규정했고, 현재 158.2이닝을 던진 페르난데스로서는 최대 2경기 밖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류현진의 가장 강력한 신인왕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올 시즌 26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그는 10승6패에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신인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낮고 삼진은 173개로 신인 최다 기록이다.
13승5패에 평균자책점 3.20, 삼진 139개를 기록 중인 류현진이 다승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신인왕 평가의 중요 잣대인 평균자책점과 삼진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제한 이닝 변수가 생기면서 최대 5차례 선발 등판 기회를 남겨 놓은 류현진의 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모두 이기면 18승까지 가능하고 3승을 추가하면 지난해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수립한 아시아 선수 신인 최다승(16승9패)과 타이를 이룬다. 3.02인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끌어 내리면 금상첨화다.
'신인왕' 류현진의 바로미터는 200이닝이 될 전망이다. 현재 167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5번 등판에서 33이닝을 더 던지면 '이닝히터'(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의 상징인 200이닝을 채울 수 있다. 지난해 다르빗슈(191.1이닝)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또 200이닝을 채우면 류현진은 당초 계약에 따라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는다. 신인왕과 보너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200이닝은 반드시 넘어야 한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 승리는 류현진에게 중요한 1승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6.1이닝 동안 8안타 1볼넷 6삼진 1실점으로 팀의 9-2 승리를 이끌고 13승(5패)을 수확했다. 2회말 2사 2루에서는 타석에서도 왼쪽 담장을 직접 맞히는 2루타로 동점 타점을 올렸다. 통산 10호 안타로 시즌 타율은 2할이 됐다. 후속타 때는 0.1톤이 넘는 체중을 싣고 홈 슬라이딩을 감행해 득점에도 성공했다. 류현진은 "1회에 점수를 줘서 이번엔 1회부터 강하게 던졌다. 남은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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