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내버스가 노사 협상결렬로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수시는 동양교통과 오동운수 여수여객 등 시내버스 3개사 노사가 지난달 31일 공동으로 벌인 협상이 결렬됐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부터 전체 174대의 버스 중 32대가 운행이 중단됐다. 운행횟수도 기존 708회에서 444회로 총 264회가 줄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노조는 지금까지 시행해 온 격일제 근무가 운전원이 부족해 3∼5일 근무 후 하루 쉬는 형태의 격무가 계속되자 이에 대한 개선을 사측에 요구해 왔다. 노조는 버스 174대가 정상적으로 운행할 경우 340여명의 운전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인력은 280여명에 그쳐 일시적인 결원까지 감안하면 70여명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동양교통 노조 관계자는 "오전 4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평균 16~18시간씩 3~5일 동안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가 반복돼 극심한 피로 누적으로 더 이상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운행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 여수시 시내버스 운전원의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여수산단 출퇴근 차량으로 옮겨가려는 운전원이 늘고 있어 실질적인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3개사 노조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대로 격일제 근무를 하려면 현재보다 70여명의 운전원이 더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충원 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버스업체는 경영난 악화와 버스자격제도 시행에 따른 운전원 충원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로 노조 제안을 거부해 합의점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들 시내버스 3개사는 여수시로부터 벽지노선·비수익노선 운행손실보조금과 유가보조금 재정지원금 교통카드 무료환승보조금 등으로 매년 50여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여수시는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출근·등교시간대 주요 이용노선과 각 읍면 등 시 외곽 운행노선은 최대한 기존 운행시간을 유지하고 외곽에 비해 운행노선이 많은 시내·쌍봉방면 노선 위주로 감차 운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노·사 간 합의점 도출과 시민불편을 최소화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