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로 패를 따내자 안형준이 좌하귀 쪽에 패감을 쓴 다음 3으로 패를 되따낸 건 당연한데, 이때 한태희가 다른 곳에 패감을 쓰지 않고 가만히 4로 흑돌의 집모양을 없앤 게 쉽게 생각하기 힘든 호착이다.
흑이 1로 패를 해소하면 2로 먼저 단수쳐서 3으로 잇도록 한 다음 4로 한 발 물러서 버리면 상변 흑이 패도 아니고 그냥 잡혀 버린다. 그렇다고 1로 잇는 것도 별로 나을 게 없다. 백이 바로 2로 수를 조인 후 3때 4로 패를 따내서 다음에 흑이 어느 곳에 패감을 쓰든 무조건 만패불청이다.
실전에서도 5부터 10(△의 곳 되따냄)까지 외 비슷한 진행이 됐다. 문제는 패감인데 '초반 무패'라는 말도 있듯이 바둑이 얼마 진행되지 않아서 흑에게 마땅한 패감이 없다. 안형준이 한참 고민하다 좌하귀에 11로 껴 붙이는 패감을 썼지만 이를 백이 받아줄 리가 없다. 한태희가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12로 시원하게 흑돌을 다 따내 버렸다. 흑의 피해가 너무 크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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