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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휘몰아치는 사정 바람 거물 저우융캉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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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휘몰아치는 사정 바람 거물 저우융캉도 맞았다

입력
2013.08.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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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 중국공산당 지도부와 원로들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법(政法)위원회 서기의 부패를 조사하는 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석의 최측근인 저우 전 서기는 지난 10년 간 중국의 공안, 검찰, 법원, 사법 부문, 국가 안보, 무장 부대 등을 총괄하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거물이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이 보다 더 큰 정치적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소식통을 인용, 당의 전ㆍ현직 지도부가 이달 초 베이징(北京)시에서 동쪽으로 300㎞ 떨어진 허베이(河北)성의 해안 도시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여,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SCMP는 저우 전 서기의 부패 규모가 워낙 큰데다 그 가족의 재산이 막대한 것에 대한 당내의 반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부 중화권 인터넷 매체는 그 동안 저우 전 서기와 아들 저우빈(周斌)이 헐값에 사들인 유전과 부동산을 통해 1,000억위안(약 18조원)에 가까운 재산을 일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조사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제5세대 지도부의 반부패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저우 전 서기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비롯,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으로 구성됐던 제4세대 지도부 중 한 명이다. 문화대혁명 후 집단지도체제 하의 중국에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경제적인 문제로 조사받긴 저우 전 서기가 처음이다.

그러나 저우 전 서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년간 중국의 공안과 사법을 총괄해 왔다는 점에서 그는 다른 최고위층의 약점과 비리도 알고 있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그가 역공에 나설 경우 정국이 예측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동안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조사가 미뤄져 온 이유기도 하다. 특히 그의 후원자는 후진타오 시대에도 상왕(上王)으로 불리던 장 전 주석이다. 장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은 후 전 주석 중심의 공산주의청년단, 고위층 자녀가 핵심인 태자당(太子黨)과 함께 중국의 3대 정파이자 현실 권력이다.

SCMP는 그러나 장 전 주석도 저우 전 서기 조사에 대한 시 주석의 결정을 지지했다면서 당내 권력 투쟁이나 분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전 주석이 마지못해 지지를 한 것은 이미 기초 조사 과정에서 장 전 주석도 버틸 수 없는 명백한 부패 비리의 증거가 나온 것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저우 전 서기 조사가 반드시 사법처리로 이어지진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선 당 지도부의 혐의에 대해선 당 기율검사위원회가 먼저 조사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사법기관으로 넘길 지가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저우 전 서기의 기반이 된 쓰촨(四川)성과 석유업계 측근들은 이미 속속 제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가, 지난 6월에는 궈용샹(郭永祥) 전 쓰촨성 부성장이, 최근에는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임원 4명이 체포됐다.

시 주석의 '반부패 5개년 공정'이 출발부터 '호랑이'를 사냥하는 큰 성과를 낼지, 정국 혼란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자충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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