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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비닐하우스에 철창 가득 수백마리 옹기종기 "주인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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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비닐하우스에 철창 가득 수백마리 옹기종기 "주인 기다려요"

입력
2013.08.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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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애견거리'로 불리다 지금은 쇠퇴한 충무로의 애견매장부터, 대형 마트의 애견코너까지 유리 진열창을 통해 보이는 강아지들.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되기를 기다리는 강아지들은 어디서 왔을까.

대부분 반려견 번식장(개를 교배시켜 강아지를 분양하는 곳)에서 경매장을 거치거나, 직접 동물판매업자에게 넘겨진 경우다. 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려는 이들이나, 키우고 있는 이들이나 직접 번식장을 보거나 방문하기는 어렵다.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양성화된 번식장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곳은 음성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시흥에서 주거지와 다소 떨어진 외딴 지역에 위치한 반려견 번식장 '오픈주'.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판매하는 개의 절반 가량이 길러지는 곳이다. 건물 밖, 연두색 철창으로 구분된 외부 견사에는 퍼그, 치와와, 페키니즈 등 중소형견들이 쉬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10여개 이상의 흰색 철창과 이와는 별도로 분리된 산실 속 철장에는 새끼들과 함께 있는 모견, 분양을 앞두고 있는 60일 안팎의 강아지들이 자리했다.

이곳 1,154㎡의 번식장에서 키우는 종모견(種母犬)은 총 300마리. 강아지 50마리, 은퇴견 30마리를 제외하고 실제 번식 활동을 하는 수는 220마리다. 이 가운데 수컷과 암컷의 비율은 3대 7정도다. 번식을 위한 수컷의 '전성기'는 2,3살, 암컷은 6살 이전이다. 오픈주의 최지웅 대표는 "1년에 한번씩 새끼를 낳는데, 2년은 새끼를 낳고 3년째는 쉬는 식"이라며 "평생 5,6번 정도 새끼를 낳게 된다"고 했다. 예전에는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이나 전문가들에게 분양했는데 현재는 이마트의 몰리스펫샵에만 보낸다. 새끼를 배지 않은 종모견들은 견사 내부에 있다 청소하는 동안 아침 1시간과 저녁에 1시간 정도 밖으로 나간다.

경기 모처에 있는 또 다른 반려견 번식장. 비닐로 덮인 건물 내 번식장 철창이 가득 들어서 있다. 철창 위 나무 판에는 발정, 교미, 출산 날짜들이 빼곡히 써 있다. 2010년 9월9일생인 한 모견의 경우 2011년 9월 첫 출산 이후 2012년 5월, 2013년 1월 출산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년에 두 번씩 출산 한 셈이다. 이곳에서 키우는 종모견은 현재 100여마리. 한창 사업이 잘 나갈 때는 경매장으로 보냈지만 현재는 인터넷 판매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한 마리에 5만원 정도에 넘긴다고 한다.

사실 두 곳의 환경 차이도 크지만 그나마 전체 번식장 가운데서도 최상위안에 꼽힐 정도의 수준에 속한다. 하지만 이곳 종모견들의 일생도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들과의 생활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문제는 국내에 이 같은 번식장이 얼마나 있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번식장이 3,000곳에 달한다고 하지만 확인할 수는 없다. 100마리 이상 키우는 번식장 보다는 소규모로 비닐하우스 등을 개조해 키우는 번식장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신고한 동물생산업은 32곳에 불과하다.

동물자유연대의 채희경 간사는 "온라인에서 번식장을 찾아 방문할 수 있을 정도면 차라리 괜찮은 곳이다. 돼지나 소를 키우다 버려진 장소에서 개를 데려다 사업을 시작하는 곳도 많다"며 "알려지지 않은 곳, 음성적으로 생산 판매하는 곳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반려견 번식장은 열악하다. 이 곳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대부분의 번식장에서는 1년에 두 번씩 기계처럼 심하면 10살까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상품가치가 떨어졌다 판단되면 나이를 속여 또 다시 경매장에 내놓아 판매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관리되고 있지 않은 번식장 위주로 강아지들이 공급되다 보니 종모견의 건강은 물론 태어나는 강아지들의 건강 상태 역시 좋지 않다. 또 판매하기 쉬운 면역력이 약한 생후 60일 이전의 강아지를 유통시켜도 일일이 단속하지 않는 한 이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강아지들을 싼 값에 판매하고, 이는 결국 연간 10만마리의 유기견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채 간사는 "번식장 신고제가 도입됐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라 활성화가 시급하다"면서 "반려동물 입양 시 강아지들의 종모견에 대한 처우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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