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문화산책/8월 31일] 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문화산책/8월 31일] 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입력
2013.08.30 12:01
0 0

지역의 개발 또는 발전의 개념이 초기에는 지역의 경제적 발전의 실현에서 시작되어 양적 성장이나 능률성의 증진을 뜻하는 것이었으나 성숙단계에 이르면 지역 간 형평성 제고나 국토의 균형개발의 촉진 등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후 지역 발전은 문화적 성숙도나 환경, 생태 등 질적 변화의 모색으로 진화한다. 최근에는 이른바 '장소판촉'의 개념이 도입되며 도시는 물론 농어촌의 성장 동력으로 지역의 문화자원에 필요성이 새삼 대두되어 지역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자원들의 보존과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다소 추상적으로 보이는 문화자원은 영역별로 역사, 예술, 생활문화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최근 생태, 복지, 교육, 산업 분야까지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우선 역사자원은 각종 유산과 유물,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 전통 등이 다 이에 해당한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역사와 풍습이 있게 마련인데 이는 지역의 정체성의 요체이자 정신적인 구심적으로 작용한다. 예술로서의 문화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가나 예술작품, 예술축제 등이 포함된다. 지역은 시장의 기반은 취약하나 공공의 영역에서 지역 예술의 역할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생활자원은 더욱 친근한 문화의 영역으로 음식, 의복, 디자인, 주거양식, 기질, 다 살아있는 문화자원들이다. 지역에서는 일상인 것들이 외지인에게는 특별한 체험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 각광 받는다.

그러나 자원은 말 그대로 광산의 원석과 같은 것이며 땅에 묻혀있는 원유와 같은 것이다. 잠재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개발과 가공 여하에 따라서 가치사슬상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고 그냥 사장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역마다 마을마다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또한 어디나 비슷비슷한 자원이 대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자원의 발굴과 활용에는 전문적이며 창의적인 개발과 가공의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전략의 부재나 현실성의 결여 그리고 운영 방식에 있어서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하여 그 방식에 한계를 드러내거나 또 다른 획일적인 사업의 결과물을 양산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따라서 지역의 잠재적 자원의 조사와 발굴, 거점 공간의 확보와 조성, 다양한 콘텐츠 기획, 이미지와 이야기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의 활성화, 유지와 지속가능을 위한 운영체계 가동, 사업성을 검토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기획, 연구, 컨설팅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역의 특색에 맞는 생태계의 조성과 함께 외부와의 적극적인 교류협력 등에 대한 중요성도 인식되어 협업과 네트워킹의 방안이 효과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하드웨어의 조성과 소프트웨어의 장착 그리고 이를 운영할 휴먼웨어의 가동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의 거시적이며 통합적인 발전 전략과 미시적인 사업과 노력들이 궤를 같이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화는 이제 지역의 전통과 역사의 보존에서 예술의 창작과 주민의 향유,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에의 활용, 그리고 나아가 지역 산업의 발전과 국제교류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문화자원은 비록 그 활용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판촉의 도구와 같은 것은 아니나, 한번 자리 잡으면 비교적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시설이나 프로그램 또는 이벤트가 지역의 현실에 부합하며 주민과 방문객에게 다 같이 도움이 되고,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성 그리고 나아가 경제적 사회적 부가가치까지도 창출하려면 장기간에 많은 총체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끈기와 인내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와 다양한 관점들의 조정과 합의를 위해서는 행정과 전문가 및 주민이 각자의 역할을 중시하며 서로 협업하고 소통하려는 체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많은 자원의 유형 중에 지역의 인적자원의 발굴과 양성은 말할 것도 없다.

이선철 용인대 교수·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