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29일 내란음모 혐의로 이석기 의원 등 당 핵심 인사들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허위 날조"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당 차원의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이 의원은 잠적 하루 만인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ㆍ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비교적 차분한 표정으로 등장한 이 의원은 발언 순서가 되자 작심한 듯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이 진보와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다"며 "유사 이래 있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압이 거셀수록 민주주의의 불꽃은 더 커질 것이고, 종단에는 국정원이 무덤에 파묻힐 것"이라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에 "저에 대한 혐의 내용 전체가 날조"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5월 모임에서 총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내용의 국정원 녹취록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철저한 모략극이고 날조극"이라고 부인했다.
같은 당 김미희 김재연 의원도 일부 언론에 자신들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지하조직의 일원으로 보도되자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무근의 허위 보도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반발했다. 진보당은 이날 당 조직을 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전국 16개 시ㆍ도당과 177개 지역위원회를 비상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이 의원 사무실인 국회 의원회관 520호 주변은 온종일 김장감이 흘렀다. 국정원 직원들은 이 의원이 사무실에 도착한 오전 10시30분부터 수색을 재개하려 했으나 진보당 측과 압수수색 범위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대치상태를 이어갔다. 양측은 네 시간 여 대치 끝에 이 의원의 신체와 집무실에 대해서만 수색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국정원 측 수사관 20여명은 오후 2시40분쯤 의원실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신체 압수수색을 마친 이 의원은 오후 3시쯤 같은 당 오병윤 의원실로 자리를 옮겨 휴식을 취했다. 이 의원은 오전과 달리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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