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를 통제하는 곳, 이걸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이다."(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RO 회합 참석자들은 이석기(51) 통합진보당 의원의 강의가 끝나자 권역별 토론을 열어 비상시 무장방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통신, 철도, 유류 시설을 탈취하는 방안부터 폭탄, 총, 비상식량을 준비하는 계획 등이 거론됐다. 앞서 이 의원이 "성전(聖戰)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이냐, 평화에 대한 무기를 정치, 군사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운을 뗀 것에 대해, 전시를 상정한 구체적 행동 강령을 논의한 것이다.
권역별 토론은 7개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녹취록에는 남부 권역 토론 내용만 담겨 있다. 이 토론을 주도한 이상호(49)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전시에) 대형면허가 있는 사람은 징집되지만 우리는 (당국에) 파악이 돼 징집 대신 예비검속(豫備檢束)이 될 것"이라며 "한 지인은 이에 대비해 한 명은 죽이려고 칼을 갖고 다닌다"고 토론의 물꼬를 텄다. 이어 "위장을 하고, 우리가 전시에 차단해야 하는 활동에 대해 타격을 주자. 통신을 얘기한 거고. 그 다음에 유류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한 참석자는 "폭력적 대응, 기본계획을 빨리 만들어줘야 훈련이 될 수 있다"며 "상황이 발생하면 군사 쪽으로 움직여야 되는 거고, 움직일 수 있는 위치 체계와 준비가 돼있는가를 점검해야 타격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는 가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80만~90만원짜리 장난감 총의 가스 쇼바(완충기) 개조가 가능하며 인터넷에 무기 만드는 기초는 나와 있어 중학생들도 폭탄을 만들어 사람을 살상시킬 만큼 위협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택 유조창(평택 유류저장고)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니켈합금과 두께 90㎝의 벽은 관통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조직적인 연락체계, 통신장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이 고문은 "철도의 경우 통제하는 곳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 "통신은 가장 큰 데가 혜화(전화)국인데 쥐새끼 한 마리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진공 형태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평택에는 화약을 생산하는 곳이 있는데 그것들도 필요하면 터치해야 될 것"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남부권역 토론은 인적 포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 참석자가 "대중조직화의 역량, 현장의 조직적인 선전선동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자 이 고문은 "비상시기가 아닌 때 인식을 만들든지 여론을 만들던지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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