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길 하나로도 네 가지 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어요. 강원도만 해도 240가지 관광 자원이 있는데다 북한과 인접해 있는 백령도처럼 다른 나라에서 찾기 힘든 미묘한 매력을 갖춘 곳도 많습니다."
다음달 1일 한국관광학회장에 취임하는 김경숙(58) 강릉원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관광 코리아'를 막는 장애물로 관광 자원 자체보다는 전문 인력이나 마케팅, 연구개발 투자의 부족을 꼽았다.
그는 2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광 재료는 넘치는데 제대로 요리를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우리 국민들도 찾지 않는 관광지에 외국인더러 와달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1972년 창립돼 교수와 전문가 등 회원 수만 1,700여명에 달하는 학술단체인 한국관광학회에 여성이 임기 2년의 학회장으로 선출되기는 처음이다. 세종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한항공에 근무한 뒤 학계로 옮겨 한국관광학회 사무국장,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교수는 "해양관광, 농촌관광, 산촌관광 등 1, 2차 산업 어디에 갖다 붙여도 성립되는 관광 산업은 융복합 산업의 첨병"이라고 규정했다. 관광 산업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다들 자동차, 휴대폰만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ㆍ새로운 투자가 이뤄졌을 때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따져봐도 관광만한 효자 상품이 없습니다."
그는 관광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역대 정부의 관광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고 했다. "다들 말은 3대 전략산업이니 치켜세우면서도 정작 인력 양성이나 투자는 뒷전이었어요. 관광대국으로 가려면 인력구조 변화 등 먼저 치고 나가야 하는데 벤치마킹 수준에 머문 게 사실입니다."
김 교수는 향후 10년 내 한국 관광 산업의 3대 먹거리로 의료관광, 크루즈관광, 카지노를 꼽았다. "말만 동북아 허브라고 할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인 의료기술을 관광에 접목시켜야 해요. 크루즈관광도 삼면이 바다인 우리로선 놓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에요." 카지노 산업에 대해서도 "사행 산업 우려도 있지만 복합리조트 개발 시 창출 이익 등을 무시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임 기간 관광학회가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 'IJTS'를 국제적 사회과학논문 인용색인(SSCI)에 등재하는데 주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서비스업인 관광 산업은 80%이상이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결국 사람이 관광 자원입니다. 전국 200여개 관광 관련 학과 학생들을 관광 인재로 키우기 위해 학회 최초로 장학사업도 시작할 겁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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