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금융'을 내세우는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들이 되레 신용이 낮은 서민층에게 더 가혹한 금리를 매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의 가산금리로 신용이 높은 1~3등급에는 0.99%를 적용한 반면 7~10등급에는 1.56%나 붙였다. 2월에 비해 1~3등급은 0.01%포인트 오른 데 비해 7~10등급은 0.42%포인트나 더 받은 것. 가산금리는 은행이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된 기본금리에다 마진과 상환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추가로 얹는 금리.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와 가산금리가 합산돼 정해진다.
신용대출에서 올 상반기 7,000억원의 순익을 올리는 등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는 신한은행은 이 부문에서도 가산금리(평균 2.46%→2.58%)를 홀로 올렸다. 신한은행 측은 "금리를 임의 조정한 게 아니고 포트폴리오 상 적격대출의 증감에 따라 다달이 변동이 있었을 뿐이고, 저소득 계층을 위한 새희망홀씨가 타행에 비해 취급액이 월등히 많아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 농협은행도 가산금리 책정에서 저신용층에 대한 차등을 심하게 뒀다. 국민은행은 1~3등급의 주택대출 가산금리를 2월 0.86%에서 지난달 0.51%로 0.35%포인트 낮춘 반면 7~10등급은 1.17%에서 0.90%로 0.27%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1~3등급의 가산금리는 0.28%포인트 낮췄으나 7~10등급은 0.10%포인트만 인하했다.
이들 은행들은 "경기가 나쁠 때는 저신용층의 대출상환 능력이 약해져 가산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변명하지만 같은 기간 저신용층의 가산금리를 더 낮춘 은행도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리은행은 주택대출에서 1~3등급은 0.19%포인트, 7~10등급은 0.25%포인트 낮췄다. 하나, 외환은행도 1~3등급은 각각 0.13%포인트, 0.23%포인트씩, 7~10등급은 각각 0.17%포인트, 0.24%포인트씩 낮춰 저신용층의 혜택을 더 늘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량고객의 대출 가산금리가 내려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 부담을 저신용층에게 전가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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